"금융당국 직접감독 체계, 환영하지만 우려되는 점도 많아"
[뉴스핌=이지현 기자] 대부업계가 최고금리 인하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더불어 자금조달과 관련된 규제 완화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냈다.
10일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금융위원회 주최로 열린 '주요 대부업체 간담회'에서 대부업체 관계자들은 대부업 감독체계 개편에 대해 환영과 우려감을 동시에 나타냈다.
대부업계는 대부업법(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라 지난 7월 25일부터 ▲ 2개 이상 시도에 영업소를 설치한 자 ▲ 대부채권 매입추심업자 ▲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한 자 ▲ 최대주주가 금융기관인 자 ▲ 자산규모 120억 이상 및 대부채권 잔액이 50억원 이상인 자 등은 금융위에 등록해야 하며 금융당국의 직접적인 감독을 받게 된다. 8500여개 대부업체 중 금융당국 감독 대상인 곳은 459곳이다.
금융위 등록 대부업체는 3억원 이상의 자기자본을 갖춰야 하며, 무분별한 외형 확대 방지를 위해 총 자산이 자기자본의 10배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제한을 받게 된다. 또 자산 500억원 이상 대부업체는 대부업 이용자 보호기준 마련과 보호감시인 선임, 5000만원 이상의 보증금 예탁을 통한 손해배상책임 보장이 의무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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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금융위원회 주최로 열린 '주요 대부업체 간담회'에서 대부업체 관계자들은 대부업 감독체계 개편에 대해 환영과 우려감을 동시에 나타냈다 <사진=금융위원회> |
대부업계는 우선 이같은 감독체계 개편이 제도권 금융으로 인정받을 뿐 아니라 대외적인 이미지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임승보 한국대부금융협회 회장은 "감독체계가 개편돼 제도권 금융으로 들어가면 대외적인 이미지가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전까지 대부업계가 간접적으로만 대화해 왔다면, 이제는 직접적인 대화가 가능해진만큼 긍정적 영향이 클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제도권 금융으로써 받게 되는 각종 규제에 대해 시스템을 갖추기가 만만치 않다는 것.
한 대부업체 관계자는 "미리 준비는 해 왔지만 생각보다 갖춰야 할 것이 많아 걱정"이라며 "만약 저축은행과 같은 잣대로 대부업계를 규제하게 되면, 아직 시스템이 갖춰지지 못한 상황에서 어려움이 예상되며, 비용도 많이 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현재 금리도 많이 내려간 상태고, 공모사채 발행 제한 및 저축은행에서의 자금조달 한도 규제 등이 아직 존재한다"며 "제도권 금융에 편입된 만큼 이같은 규제 완화 등의 큰 혜택이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대부업체들은 공통적으로 최고금리 인하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지난 3월 대부업법 개으로 대부업체가 받을 수 있는 최고금리는 34.9%에서 27.9%로 내려간 바 있다. 게다가 최근 국회에서는 법정 최고금리를 25%로 한차례 더 인하하는 법안이 발의된 바 있다.
또 다른 대부업체 관계자는 "지금도 국회에서는 금리가 아직도 높다고 하지만, 사실상 업체 입장에서는 금리 마지노선까지 내려왔다고 본다"며 "제도권 금융 편입으로의 기대감보다 금리인하에 따른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임승보 협회장도 "금리는 내릴만큼 내렸다고 보고 있고, 여기서 더 내리면 중소 대부업체들은 더욱 힘들어진다"며 "물론 이자율이 낮은 건 아니지만, 대부업체가 사라져 이마저도 이용하지 못하게 되면 서민들은 이자율이 비상식적으로 높은 사금융으로 빠질 수밖에 없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민들이 합법적으로 돈을 빌려 쓸 수 있는 완충지대가 있어야 한다"며 "국민들을 위해서라도 현명하게 판단해 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간담회를 통해 제시된 대부업권 건의사항들을 검토해 향후 대부업 정책 수립과정에서 최대한 반영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