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석 감독(왼쪽부터), 배우 차승원, 유준상, 김인권, 남지현이이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뉴스핌=장주연 기자] 강우석 감독과 배우 차승원이 역사 속 김정호를 스크린으로 끌어냈다.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CGV에서는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고산자)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메가폰을 잡은 강우석 감독을 비롯해 배우 차승원, 유준상, 김인권, 남지현이 자리했다.
‘고산자’는 대동여지도를 완성하기까지 나라가 독점한 지도를 백성에게 돌려주고자 했던 고산자 김정호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작품. 박범신 작가의 원작을 토대로 강우석 감독이 직접 연출했다.
3년 반 만에 스무 번째 작품을 가지고 나온 강우석 감독은 ‘고산자’를 통해 첫 사극 장르에 도전,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그는 “그간 영화를 닥치는 대로 찍었다. 재밌겠다 싶으면 시작하고 봤다. 그렇게 영화를 많이 만들다 보니 영화에 지쳤다. 좀 쉬자는 생각에 독서만 계속하다가 원작을 추천받았다”고 운을 뗐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 작품을 영화화하려 했던 건 아니었다고. 강우석 감독은 “영화화되면 좋겠지만, 만들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데 자꾸 생각나서 다시 읽었다. 이런 분을 우리는 왜 교과서에서 한두 줄, 지도 한 장으로밖에 몰랐을까 싶었다. 완전하지 않지만 자료들을 보고 대단한 충격을 받았다. 픽션이 들어가겠지만, 영화로 끌어내야 한다는 약간의 사명감이 있었다”며 “(김정호가) 철저하게 무언가로부터 쓰이고 버려진 인물이란 느낌을 받았고 그게 거의 맞는다고 확신한다”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강우석 갇독(왼쪽)과 배우 차승원이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그렇게 ‘고산자’ 작업에 들어간 강우석 감독은 타이틀롤 고산자 김정호 역에 차승원을 지목했다. 강우석 감독은 “요즘은 투자자들이 관객이 선호하는 배우에 민감하다. 그래서 후보자를 준다. 저한테도 네 사람 정도 왔는데 차승원 씨 외에 세 명의 톱스타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차승원은 강우석 감독에게 유력 후보가 아니었다.
강우석 감독은 “김정호를 연기하기에 차승원은 외형이 너무 크고 현대적인 얼굴이라고 했다. 그랬더니 CJ에서 김정호 초상화를 보여줬다. 똑같이 생겼더라. 스태프들도 그랬다. 그래서 CJ에 1번도 2번도 차승원이라고 했다. 직접 차승원과 작업해 본 적은 없지만 제가 제작한 영화 중에 차승원이 나온 작품이 많다. 그때도 확신한 건 차승원은 관객을 편하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배우라는 것”이라고 차승원에 신뢰를 표했다.
이후 강우석 감독은 차승원에게 시나리오를 보냈고 차승원은 3주 후 그의 캐스팅 제안을 수락했다. 차승원은 “3주간 답을 안드렸던 이유도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건 굉장히 위험하고 어려운 일이다. 또 역사에 두 줄 밖에 안나온 인물이지만, 남겨놓은 업적은 어마어마한 분이다. 늘 이야기하지만 실존 인물을 연기하면서 그분의 사상이나 발자취에 대해서 제가 많이 알 수는 없는 거다.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많이 고민스러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차승원은 “동시에 만드시는 분들과 의견을 조율해서 좀 더 풍성한 인물을 만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처음에부터 끝날 때까지 그렇게 접근했다. 예전에는 내비게이션 같은 연기를 해보려고 노력했다면 이번에는 많이 놨다. 그리고 현장에서 감독님과 많이 채우고 만들었다. 조심스러웠고 한 장면 한 장면을 그냥 넘어가지 않으려 했다. 그저 누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뿐”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고산자’는 김정호와 그의 업적뿐만 아니라 ‘인간’ 김정호, ‘아버지’ 김정호의 면모도 보여준다. 김정호의 딸 순실을 연기한 남지현은 “교과서나 역사 시간에는 김정호의 업적 대해서만 생각했다. 하지만 김정호 선생님도 분명 가족이 있었을 거다. 이번에 딸을 연기하면서 가족 입장을 많이 생각하게 됐다. 물론 자랑스러운 일을 하는 아버지지만, 가족은 조금 힘들고 그립지 않았을까 싶었다”고 밝혔다.
'고산자, 대동여지도'에서 담아낸 풍광 <사진=CJ엔터테인먼트> |
이 영화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인 아름다운 풍광에 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었다. 강우석 감독과 스태프들은 최남단 마라도부터 최북단 백두산까지, 아름다운 팔도의 절경을 카메라에 담아냈다.
이와 관련, 강우석 감독은 “영화를 보면 CG라고 논란이 일 거다. 특히 백두산 풍광은 가본 사람들이 더 그럴 거다. 우리가 찍은 곳은 관광 코스가 아니라서 그렇다. 하지만 천지는 100% 실사다. 한 컷도 CG가 없다. 추호도 없다”며 “그곳에서 차승원이랑 나랑 노는 동영상이 있는데 그것도 공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극중 흥선대원군을 열연한 유준상 역시 “나도 여행을 많이 하지만, 정말 우리나라만큼 아름다운 곳은 없다. 우리나라를 여행한다는 마음으로 ‘고산자’를 봐도 되게 좋을 거 같다. 뿐만 아니라 저는 이 작품을 하면서 인생에 큰 영향을 받았다. 인생을 공부하는 영화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신작 ‘고산자’에 자신감을 표했다.
한편 ‘고산자’는 오는 9월7일 개봉한다.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