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실물금융+인수금융 이어 전통 IB도 본격
[뉴스핌=조한송 기자] 올해 2분기 영업이익 1000억원이 넘는 깜짝 실적을 발표한 메리츠종금증권. 영업이익 1000억원 돌파는 지난해 2분기 이후 1년만이다. 하지만 앞으로도 이 같은 호실적을 이어갈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주요 수익원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집중된 가운데 해외 부동산 실물 금융이나 전통 투자은행(IB) 부문에서 안정적인 캐시플로우(현금창출원)을 마련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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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금융, 메리츠 고수익 1등공신
1일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60.4% 증가한 1092억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은 832억원으로 같은기간 65.6% 늘었다. 이는 메리츠종금증권보다 자본규모가 2배 이상 큰 NH투자증권의 올 2분기 실적(영업이익 878억원, 당기순이익 671억원) 보다도 높은 수치다. 비슷한 자본 규모인 하나금융투자의 2분기 당기순이익(460억원)과 비교해도 두배 가량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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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투자증권의 자료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의 2분기 별도 기준 순영업수익은 2041억원. 이 중 수익을 낸 주요부문을 보면 기업금융이 1306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리테일(248억원), 법인영업(176억원) 순이다. 순영업수익은 매출을 뜻하는 영업수익에서 판관비를 제외한 여타 영업비용을 차감한 금액으로 각 사업부문 실적 비교시 활용되곤 한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분기 역시 기업금융이 실적 견인의 일등공신으로 나타난 가운데 별도 기준 2분기 기업금융 수익은 전년 대비 24.7% , 전분기 대비로도 91% 증가했다.
KB투자증권 유승창 연구원은 “메리츠종금증권 2분기 실적에서 주목할 점은 기업금융에서의 실적개선”이라며 “시장 우려에도 불구하고 딜 건수 및 평균 수수료증가로 기업금융 수수료가 크게 증가했다. 당분간 기업금융의 높은 경쟁력이 메리츠 실적을 견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의 기업금융 포트폴리오를 보면 전체(3조2370억원)에서 대출금이 74%(2조4000억원)를 차지한다. 나머지 콜론·제예금(4820억원), 리스(3550억원) 등은 미미하다. 대출금에서도 부동산관련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운데 이중 60%는 미분양담보대출확약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의 기업 금융 포트폴리오는 이처럼 대부분이 부동산관련 딜이지만 최근 부동산 이외로 분야로 확장이 눈길을 끈다. 1~2년 전부터 인력을 충원하는 등 인수금융에 사업을 준비해 것이 올해부터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더불어 시애틀의 랜드마크인 '세이프코 플라자'를 펀드를 통해 매입, 기관 투자자에 되파는 등의 해외 부동산 실물 금융도 올 들어 3건이 체결됐다.
김기형 메리츠투자증권 부사장은 “실제 부동산 경기가 우려만큼 나쁘지 않았던 데다 부동산 이외의 인수·합병(M&A) 프로젝트파이낸싱(PF) , 해외부동산 금융 등에서도 수익을 본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유 있는 수익 다변화… "아직 수익은..."
최근 메리츠종금증권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해외 부동산 실물 금융이나 인수금융 등에 손을 데는 등 변화를 시도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주수익원으로 삼아온 부동산 금융 관련 딜만으로 사업을 꾸리기에는 적잖은 부담이 따르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메리츠종금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장래 일정한 조건에 따라 빚이 되는 불확정 채무) 비율은 295%로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 게다가 종금 라이센스가 2020년 만료되는 가운데 부동산 관련 딜의 평균 만기 기간이 3~4년이기 때문에 북(Book) 활용 역시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종금증권이 그간 부동산 미분양시 대출을 해주겠다는 확약으로 수익을 내왔는데 감독당국에서 부동산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의 시선을 보내다보니 대응하는 차원에서 선순위에 치중하는 듯 보인다"며 "미국, 유럽 등 선진 해외 실물부동산은 7% 정도의 안정적인 수익률이 나오는 데다 초기에 인수했다가 6개월 이내에 셀다운(재매각)을 하는 구조로 위험노출액(익스포져)이 일정기간 지나면 없어진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듯 보인다"고 풀이했다.
더불어 전통적인 투자은행(IB) 영역으로 꼽히는 기업공개(IPO), 회사채, 인수금융 시장으로의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띄는 변화다. 과열된 시장경쟁으로 수수료 덤핑현상이 빚어지자 그간 돈 안되는 시장으로 인식해 외면해왔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하지만 이 역시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등 막강한 대형사들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쉽지않다.
앞선 IB 관계자는 "IPO나 회사채시장은 리그테이블에 상위자들이 정해져있어 자본금이 대형사에 밀리는 메리츠로선 대형IPO 등 큰 건을 따는 일이 쉽지않을 것"이라며 "종금 라이선스 반납이 다가옴에 따라 예전만큼 부동산 PF를 활발하게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해외 실물 부동산의 경우 3~6개월 수 가량 수료만 먹고 나오는 구조라 이전만큼 고수익을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3~4년간 북을 활용하는 국내 부동산 PF에서 연간 1000BP. 10% 정도의 수익을 올렸다면 해외 부동산 실물 금융에서는 건당 300BP(3%) 가량을 수수료로 얻을 수 있다.
이에 대해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회사채, IPO 등 전통 IB 부분으로의 영업 확장도 생각은 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화된 바 없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수수료를 더 받을 수 있는 인수금융 먼저 시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을 아꼈다.
[뉴스핌 Newspim] 조한송 기자 (1flowe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