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공장, 유럽 공장 방문…하반기 현지 전략형 신차와 친환경차, SUV 전면 배치
[뉴스핌=김기락 기자] 유럽 자동차 시장 점검에 나선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이 러시아를 시작으로 현대차와 기아차 주요 공장을 순방, 하반기 경영의 고삐를 죄고 나섰다.
지난 2일(한국시간) 출장길에 오른 정 회장은 러시아 현대차 공장과 기아차 유럽 슬로바키아 공장을 방문했고, 현대차 체코 공장을 잇달아 찾으며 현지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3일(현지시간) 기아차 유럽 공장을 방문, 생산라인과 이곳에서 생산되는 자동차 품질을 직접 살폈다.
◆ 정 회장 “유럽 시장 돌파구 마련하라”
정몽구 회장은 유럽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현대차그룹이 이만큼 성장한 데에는 해외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것이 지금 경쟁력의 기반이 됐다”며 “앞으로도 해외사업장의 수익성 창출을 바탕으로 연구개발과 브랜드 제고 등 미래 경쟁력을 높이는데 적극 활용함으로써 회사 전체가 지속 성장해가는 원천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저성장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유럽시장도 하반기에는 불안요인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 상황은 우리만의 어려움이 아닌 자동차 산업 모두의 어려움이다”라며 “미래를 선점해 일류 자동차 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유럽 자동차 시장이 여러 악재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경쟁력 있는 현지 전략형 신차와 친환경차, SUV를 앞세워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는 판매 호조세를 지속 이어가야 한다”며 “전 세계 시장이 어려운 상황일수록 유럽 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정몽구 회장이 3일(현지시간) 슬로바키아 질리나市에 위치한 기아차 유럽공장을 방문해 생산·판매 전략을 점검했다<사진=현대차그룹> |
앞서 정 회장은 현대차 러시아 공장을 방문해 제품과 마케팅 전략에 대해 강도 높게 주문했다. 정 회장은 “러시아 시장에 기회는 다시 올 것이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러시아 시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시장이 회복됐을 때를 대비해 지금 우리의 브랜드가 시장에서 최고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상품, 마케팅 전략을 철저히 준비하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정 회장이 유럽 자동차 시장을 찾으며 시장을 점검하는 이유는 급변하는 시장 환경 때문이다. 유럽 자동차 산업 수요는 올 상반기 9.1% 성장하며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최근 영국의 유럽탈퇴인 브렉시트 등 변화 요인이 잠재돼 있다.
게다가 미국 성장 둔화세를 비롯해 러시아와 브라질 등 신흥 시장 감소세도 하반기 성장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성장세인 유럽 시장과 감소세인 기타 시장 등 현지 시장에 맞춘 전략이 절실한 상황이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의 경영환경 전망에 따르면 올 하반기 전 세계 산업수요는 상반기(+2.5%)에 못 미치는 2.2% 증가에 그쳐 올해 전체적으로 2.4%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2%대의 저성장에 머물 수 있다는 것이다. 하반기에는 러시아(-14.8%), 브라질(-19.9%) 등 주요 신흥국들의 자동차 판매가 두 자릿수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몽구 회장이 3일(현지시간) 기아차 유럽공장을 둘러보며 담당 임원들과 생산 품질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모습<사진=현대차그룹> |
◆ ‘극약처방’ 핵심 카드, 전략차종ㆍ친환경차ㆍSUV
이에 따라 정 회장은 현지 전략형 신차와 친환경차, SUV가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이달 러시아 시장에 ‘크레타’를 출시해 재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크레타는 소형 SUV로, 지난해 인도 시장에 먼저 출시돼 큰 인기를 받았다. 현대차는 크레타는 러시아 시장 전략 차종을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또 유럽에서는 해치백 준중형차인 신형 i30를 다음달 처음으로 공개하기로 했다. 신형 i30는 지난 2011년 2세대 모델 출시 후 5년 만에 선보이는 3세대 모델로, 현대차의 유럽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기아차도 내달부터 유럽 전략 차종인 K5 스포츠왜건을 출시할 예정이다. 또 투싼과 스포티지 등 기존 SUV 판매를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친환경차 출시도 정 회장의 핵심 카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제네바 모터쇼에서 친환경 전용 모델인 아이오닉 풀라인업(HEV/EV/PHEV)과 소형 SUV 하이브리드 니로를 유럽에 최초 공개한 데 이어 올해 하반기부터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니로 하이브리드의 판매를 시작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시장은 어렵지만 이들 신차들이 제 몫을 해준다면 유럽 전체 자동차 시장의 성장률을 상회하며 시장 우위를 높이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정 회장은 오는 4일(현지시각) 체코로 이동해 현대차 유럽 공장을 점검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