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송인 박경림(왼쪽부터), 배우 신성록, 엄태구, 송강호, 공유, 한지민, 김지운 감독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밀정’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뉴스핌=장주연 기자] 올가을 최고의 기대작 ‘밀정’이 제작보고회를 통해 첫 베일을 벗었다.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CGV에서는 영화 ‘밀정’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메가폰을 잡은 김지운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송강호, 공유, 한지민, 엄태구, 신성록이 자리했다.
이날 김지운 감독은 “우리 영화는 장르로 말하면 스파이물이다. 영화감독이 되고 스파이물을 하고 싶었다. 근데 스파이물이 서구영화에서 많이 나왔다. 걸작들도 많았다. 한국에서 스파이물 한 번 만들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해보니까 일제강점기에 가장 적합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소개했다.
그가 스파이물로 처음 만든 ‘밀정’은 1920년대 말, 일제의 주요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상해에서 경성으로 폭탄을 들여오려는 의열단과 이를 쫓는 일본 경찰 사이의 숨 막히는 암투와 회유, 교란 작전을 그린 작품이다.
영화 ‘조용한가족’(1998), ‘반칙왕’(2000), ‘놈,놈,놈’(2008)에 이어 또 한 번 김지운 감독과 재회한 송강호는 “1920년대가 암울하고 아픈 시대인데 우리 영화는 이분법적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가장 복합적이고 많은 사상과 생각이 난무했던 혼란의 시대다. 그런 관점으로 만들었다. 다른 일제강점기 시대와 다르다. 그런 점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배우 송강호(왼쪽)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밀정’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이어 송강호는 “김지운 감독은 다양한 도전을 한다. 물론 장르를 변주하고 이런 부분도 있겠지만, 사실 가장 놀라운 것은 독창적인 캐릭터들 창출이다.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극찬했다.
실제 김지운 감독은 이번에도 다양하고 개성 가득한 캐릭터를 이야기 곳곳에 배치했다. 조선인 일본 경찰이자 의열단 잠입 스파이 이정출(송강호), 의열단의 새리더 김우진(공유), 여성 의열 단원 연계순(한지민), 일본 경찰 하시모토(엄태구), 김우진의 친구이자 의열단의 핵심 단원 조회령(신성록)이 대표적이다. 이중 이정출, 김우진, 연계순은 실존 인물 황옥, 김시현, 현계옥을 모델로 했다.
신성록은 “문헌이나 인터넷 검색도 많이 했다. 다행스럽게 상해에서 촬영하다 보니까 임시정부를 가볼 기회가 있었다. 그 당시에 임시정부에서 많은 일이 일어났는데 막상 가보니 되게 조그만 저택이더라. 옛 사진들 보니까 저희 영화와 크게 다리지 않아서 좋았다. 그냥 되게 짠했다. 이런 영화를 촬영하고 있어서 그런지 마음이 이상하더라”고 회상했다.
스파이물 인만큼 액션신 이야기도 빠질 수 없었다. 공유는 “시나리오에는 구체적으로 돼 있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의열단 리더 브레인인줄 알았는데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 그래서 감독님께 어리광도 부렸다. 사실 그 전에 했던 영화들은 주로 손을 쓰고 합 위주였다면 이번에는 총격신이 있어서 재밌었다”고 밝혔다.
홍일점 한지민은 화기애애했던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한지민은 “송강호 선배, 김지운 감독님에게 배우는 게 참 많았다. 그리고 또 하나 좋았던 거는 좋은 사람들, 좋은 친구들이 생겨서 감사하다. 또래 배우들과 생각을 공유했던 게 정말 좋았다. 그런 시간이 처음이었는데 의지가 많이 되고 든든했다. 로케 촬영이 많아서 같이 있는 시간이 여유롭다 보니 돈독해진 듯하다”고 전했다.
김지운 감독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밀정’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끝으로 ‘암살’을 연상케 한다는 우려 섞인 시선에는 김지운 감독이 시원하게 답했다. 그는 “‘암살’은 버라이티하고 짜임새 있었다. 재밌게 봤다. ‘암살’뿐만 아니라 배경이 비슷한 ‘아가씨’ ‘덕혜옹주’까지 다 재밌게 봤다. 그런데 크게 비교하려고 하지 말라. 이 작품의 출발은 이 작품의 내면성에 기초하는 거다. 인물들이 어디로 가는지에 근거해서 독자적으로 만들었다.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행보를 쫓아갔다”고 밝혔다.
이어 “일제 강점기는 브라운 톤이 많다. 하지만 우리 영화는 콜드 느와르를 표방한다. 목제 건물이 많았던 시대라 어쩔 수 없겠지만, 이번에는 차가운 색을 많이 썼다. 블루, 블랙을 많이 써서 기존 일제를 배경을 했던 작품과 차별화를 뒀다. 미술적 고려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냉전 시대 차가운 시대, 인물의 내면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밀정’만의 차별성을 덧붙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한편 ‘밀정’은 제7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과 제41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오는 9월 개봉.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