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감소·투자 축소…완만하게 반등할 것"
[뉴스핌=김성수 기자]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를 하회하며 다시 약세장에 진입했으나, 시장 전문가들은 내년에는 다시 57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원유 재고가 서서히 줄고 있는데다 저유가에 따른 설비 투자 부족으로 공급과잉이 해소될 것이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일 아시아 시장에서 배럴당 39.5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6월 고점에서 20% 넘게 하락한 수준이다.
최근 5년간 WTI 가격 추이 <사진=블룸버그통신> |
하지만 최근 블룸버그통신이 에너지 분야 애널리스트 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국제유가의 내년 평균 전망치는 배럴당 57달러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현재 원유 수급이 계속 균형을 되찾아가고 있으며, 현재 유가 하락은 대규모 원유 재고가 쌓이면서 나타난 결과라고 강조했다.
BNP 파리바의 가레스 루이스 데이비스 에너지 전략가는 "원유 재고가 아직 많이 쌓여있는 것을 보면 현재 유가 하락세는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원유 수급은 계속 균형을 찾아가고 있으나 아직은 공급 과잉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애널리스트들은 과잉 공급 물량을 소진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기 때문에 유가 반등이 점진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WTI 가격은 올해 4분기 평균 49.50달러로 오르며, 내년에가면 50달러를 확실히 웃돌 것으로 전망됐다.
마이클 슈에 도이체방크(DB) 전략가는 "원유 공급과잉이 해소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내년 유가 전망치로 53달러를 제시했다.
그는 "원유 시장은 매우 느린 속도로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면서도 "내년 2분기까지 (석유업체들이) 계속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석유업체들이 적자를 보면 전세계적으로 원유 재고가 감소할 것이나, 이는 2018년 말까지 (장기간에 걸쳐)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밖에 에너지 업체들의 설비 투자 축소도 유가 반등을 이끌 재료로 지목됐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원유업체들이 투자를 줄일 경우 공급에 상당한 충격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에너지컨설팅 회사 우드맥킨지의 사이먼 플라워스 수석 애널리스트는 "석유 업체들의 설비 투자 축소 규모가 2020년까지 1조달러에 이를 것"이라며 "유가가 종국에는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ABN 앰로의 한스 반 클리프 에너지 이코노미스트는 "설비 투자 감소로 인해 이르면 올 연말에 원유 수요가 공급을 추월할 것"이라며 "브렌트유가 내년 7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