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중개사 추천하는 매물, 알고보니 '프리미엄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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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수경 기자] 직방이 허위매물을 잡겠다며 내세운 '안심중개'가 돈벌이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 믿을만한 공인중개사가 추천해 준다는 서비스가 사실상 '신뢰' 딱지만 붙인 프리미엄 광고라는 지적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직방은 내달 1일부터 안심중개사를 대상으로 새로운 광고 상품인 '안심 추천 상품'을 판매한다.
안심중개사는 직방의 매물등록 관리 정책을 '철저히' 따르기로 동의한 공인중개사다. 이들이 올리는 매물은 목록 상단 섹션인 '안심중개사 이 지역 일반(추천) 방'에 노출되고 있다.
<사진=직방 블로그> |
안심 추천 상품은 여기에 웃돈을 내면 최상단에 매물을 올릴 수 있도록 해준다. 직방에 매물을 광고하기 위해서는 서울 기준 일반 광고 슬롯 10개를 18만원에 구매해야 한다. 안심 추천 상품은 여기에 추가로 개당 5만원씩 지불해야 한다. 개당 가격을 177% 인상한 격이다.
부동산 정보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 문제를 해결한다던 안심중개사 제도가 매물 우선 노출을 위한 미끼 상품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조회수나 연락수가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는 '상단' 위치에 대한 프리미엄 옵션을 얹힌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안심 추천 상품을 프리미엄 광고로 인식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매물 사진에 '신뢰'라는 문구를 표시해 마치 까다로운 검증 과정을 거쳤다는 인상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오인의 소지가 분명 있는데도 불구하고, '?'를 누르면 안심중개사에 대한 소개만 안내되고 있을 뿐이다.
올해 초에는 일반 광고 상품을 인상하는 이유로 광고 단가가 낮아 중복 매물이 빈번하다는 점을 암묵적으로 시사하기도 했다. 종합적으로 보면 직방의 허위매물 근절 정책은 사실상 광고 단가 인상 전략이라고 해석할만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웃돈을 더 주면 목록 상단에 매물을 보여주는 것은 사용자의 의사결정을 혼란시키고 공인중개사의 형평성에도 어긋나는 일"이라며 "안심중개사 상단 광고 노출 정책은 신뢰를 담보로 상품을 파는 기만적 행위"라고 말했다.
지난 2월 직방은 기자간담회에서 '안심중개사 시스템'을 정착화시키는 한편, 매물 정보 신뢰도 수준을 95%까지 끌어올린다는 것이 올해 목표라고 설명한 바 있다. 허위매물을 거르고 사용자에게 믿음을 주는 서비스라는 점을 각인시키기 위해 송승헌, 이희준을 내세워 대대적인 마케팅도 했다.
그러나 점차 안심중개사는 변별력을 잃고 있다 안심중개사 자격을 취득하는 데 필요한 검증절차가 따로 없고 직방의 가이드에 동의만 하면 누구나 쉽게 얻을 수 있어서다. 실제 사당역 10분 거리의 매물 582개를 조사해본 결과, 안심중개사가 올린 매물이 96.3%에 달한다.
직방 관계자는 "허위매물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이를 해결하고자 가장 먼저 안심중개사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아직 온전히 문제가 해결됐다고는 볼 수 없지만 그릇된 관행이 많이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허위 매물 근절을 위해 광고 상품의 독점 구매를 50개로 제한하는 등 후속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며 "안심중개사 중 원하는 분들에 한해 추가 광고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옵션을 마련한 건데 과도한 경쟁 유도라는 지적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이수경 기자 (soph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