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목표는 기업..가업승계 경영자 수업 등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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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선엽 기자] "다른 은행에 가보세요. 자기 은행에서 팔 수 없는 상품을 고객이 찾으면 '그거 위험한데 왜 가입하세요'라며 돌려보내죠. 우리는 다릅니다. 고객이 한 자리에서 ELF부터 RP, '날주식'(펀드가 아닌 주식 자체)까지 은행과 증권 상품을 모두 선택할 수 있습니다."
수년 전만 해도 신한은행은 PB업계에서 후발주자로 분류됐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최근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하고 있을 뿐 아니라 업계에 성공적인 ‘롤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바로 은행과 증권사의 자산관리 협업모델인 '신한PWM(Private Wealth Management)'이다.
이창구 신한은행 WM사업부문 총괄의 명함엔 은행 부행장보와 신한금융투자 부사장이 나란히 찍혀있다. 그는 "그 동안 은행 고객은 은행에서 판매하는 상품만 가입할 수 있고 '날주식'과 '날채권'을 구매하기 위해선 증권사에 가야 했다"며 "원스톱으로 고객을 모시고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조직을 재구성한 것이 바로 신한 PWM센터"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 이창구 부행장보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출범한 지 5년째다. 본부 산하의 IPS(Investment Product & Service)본부가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의 협업을 총지휘한다. 조직도 '미러(거울)조직' 형태로 바꿨다. 신한은행과 똑같이 신금투에도 IPS본부장, 투자상품부, 투자자산전략부 등이 존재한다.
최근에는 정부의 복합점포 활성화 권고를 받아들여 3개 PWM센터에 신한생명 직원을 내보냈다. 은행 증권은 물론 보험사의 상품까지 포함된 포트폴리오를 고객이 한 자리에서 선택할 수 있다.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WM사업 모델을 신한이 제시하자, 언제부턴가 앞서 나가던 다른 은행들이 신한은행을 곁눈질하고 벤치마킹하기 시작했다.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은행과 증권은 직원의 마인드부터 달랐다. 타 은행그룹에서 비슷한 실험이 실패한 이유기도 하다.
"초기엔 양사의 조직문화나 정서가 달라 어려웠다. 하지만 4년의 노력 끝에 이제는 '원 패밀리(One Family)'가 됐다. 은행 직원은 (금융 투자에 관한) 직무 역량이 많이 올라갔고 신금투 직원들은 고객관리에 대한 스킬과 마인드가 은행 직원 수준에 많이 근접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또 "이제 상당한 시너지를 내고 있다. 중요한 것은 거버넌스다. 최고위층이 얼마나 여기에 대해 확신이 있었는가가 성패를 갈랐다"고 덧붙였다.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WM사업에서 한 획을 그은 신한PWM의 다음 목표는 기업이다. "BNP나 도이치 등 외국 은행의 CEO를 만나보면 프라이빗 뱅킹 뿐만 아니라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도 WM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린 이제 시작입니다."
개별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과 채권의 관리는 물론이고 기업공개(IPO)나 증자, 출자 등 기존 증권사의 영역까지 한데 아우를 계획이다. 은행과 증권의 경계가 날로 희미해지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정면돌파를 시도한다는 그림이다.
여기에 기업 오너가가 대(代)를 이어 가업을 일굴 수 있도록 가업 승계, 경영자 수업 등의 서비스도 패키지로 제공할 계획이다. 기업 및 기업 오너가를 위한 토털 컨설팅이다.
그는 "기업전문가 과정을 행 내에 별도로 만들어 PB들의 역량을 키울 계획"이라며 "신금투가 보유하고 있는 법인 서비스를 신한은행의 법인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장은 힘들어도 올해부터 준비에 들어갈 것이고 비영리법인에 재단과 기금까지 모두 포함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