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서도 매년 두자릿 수 성장...이마트 압도하는 성장률 돋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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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강필성 기자] “창고형 할인점이 국내에 정착하지 못했고 결국 사업 철수로 이어졌다.” 지난 2006년 글로벌 대형마트 사업자인 월마트와 까르푸가 국내에서 철수를 결정했을 당시, 내놨던 국내 유통업계의 분석이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현재 이런 분석은 완전히 뒤집어지고 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이하 트레이더스)가 상반기에만 53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며 올해 사상 첫 1조원 매출을 코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 창고형 할인점은 매년 두자릿 수 성장을 기록하는 중이다.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소비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보다 싸고 저렴한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창고형 할인점’을 찾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마트의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의 성장은 유통업계 전반의 부진을 감안하면 눈부실 정도다.
트레이더스의 올 상반기 매출은 53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9% 성장했다. 같은 기간 이마트 할인점(일반 이마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신장한 5조4792억원에 그쳤다. 신규 점포를 제외한 기준점 매출로만 보더라도 트레이더스의 매출은 전년 대비 12.9% 신장해 전년 대비 0.7% 감소한 이마트 할인점의 성장률을 크게 압도했다.
이마트 할인점은 현재 146개점이 운영 중이지만 트레이더스의 점포는 10개점에 불과하다. 실제 트레이더스의 점포당 매출은 이마트 할인점 대비 50% 가량 높다.
트레이더스를 처음 선보인 2010년 매출이 484억원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는 20배 매출 상회하는 1조원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트레이더스가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것은 올해가 최초다.
업계에서는 불황이 오히려 창고형 할인점의 흥행을 불렀다고 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존 대형마트에 식상한 소비자들이 창고형 할인점의 MD구성에서 많은 신선함을 느끼는 것 같다”며 “무엇보다 대량 묶은 상품으로 보다 저렴하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마트는 창고형 할인점이 본격적인 성장 포인트에 들어왔다고 보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과거 외환위기 때 대형마트가 성장하기 시작했듯이 현재도 창고형 할인점이 성장할 수 있는 포인트에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며 “창고형 할인점은 역사가 짧아 한정된 수량으로 소비자를 사로잡는 디자인을 갖춰야 하고, 상품 하나하나를 일일이 손봐야 해 분명한 차별화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런 추세는 비단 트레이더스만의 일은 아니다.
2012년 기준 2조9000억원에 불과했던 창고형 할인점 시장은 지난해 기준 4조4000억원으로 53% 신장했다.
창고형 할인점을 운영하는 외국계 유통사 코스트코코리아는 유통업계 침체에도 불구하고 수년째 두자리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8월 결산법인인 이 회사는 지난해에만 3조2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1.8% 신장했다. 롯데마트에서 운영하는 회원제 창고형 대형마트 롯데 빅마켓은 실적을 따로 공개하지 않지만 매년 두자리 수 가까운 성장을 이어가는 것으로 전해진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