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 통화 바스켓 대비 11개 통화에 강세
[뉴스핌= 이홍규 기자]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우려로 안전 자산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싱가포르 달러(이하 싱 달러) 가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 통화당국의 추가 완화정책 도입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싱 달러의 명목실효환율(NEER)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오전 싱 달러는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 투표 이후 주요 16개 통화 중 11개 통화에 대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싱 달러는 영국의 파운드화에 대해선 14%, 스웨덴 크로나에 대해선 4% 강세를 기록 중이다. 반면 일본 엔화와 뉴질랜드 달러에 비해선 각각 5.8%, 0.8%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미국 달러 대비 싱 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0.07% 내린 1.3481 싱 달러 부근에서 거래됐다.
싱가포르는 금리가 아닌 환율을 통화정책 수단으로 활용한다. 주요 교역국 통화에 대해 싱 달러의 NEER 범위를 조정한다. 범위는 공개되지 않고 '중립', '점진적 절상', '점진적 절하'로 정책 기조를 밝힌다.
지난 4월 싱가포르통화청(MAS)은 통화 가치가 계속 상승하자 절상 속도를 '제로(0)' 수준으로 가져가겠다고 '깜짝' 결정을 내린바 있다. 지난해 1월에 이어 16개월 만에 다시 내린 이 결정은 디플레이션 압력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당일 싱 달러의 변동폭을 1%로 키우며 시장 참가자들을 당황케 했다. MAS가 앞서 NEER 밴드 추세를 '제로'로 놓은 것은 2008년 경기침체가 발생했을 때 뿐이었다.
하지만 최근 MAS의 완화 조치 이후에도 싱 달러 가치는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외환 전문가들은 MAS가 디플레이션 압력과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한 차례 더 완화적인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BN암로의 로이 테오 통화 전략가는 오는 10월에 있을 정책 회의에서 "MAS의 완화 위험이 증가했다"면서 "부진한 수출과 인플레이션 예상에 따라 싱가포르 달러의 하방 위험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노무라홀딩스도 MAS가 명목실효환율 밴드의 중심을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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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달러 명목환율 추이 <자료=블룸버그통신> |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