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세혁 기자] 인류가 가장 사랑하는 영화이자 아카데미 11개 부문 수상에 빛나는 대서사시 '벤허'가 한국관객과 재회한다.
7일 개봉하는 '벤허'는 세계가 인정한 거장 윌리엄 와일러가 빚어낸 마스터피스다. 제32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조연상을 비롯해 무려 11개 부문을 독식한 '벤허'는 탄생 57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최고의 걸작으로 인정 받는다.
인기소설 '벤허:그리스도의 이야기'를 스크린에 옮긴 '벤허'는 로마가 세계를 호령하던 서기 26년을 배경으로 한다. 어린 시절 친구였던 예루살렘 귀족 유다 벤허(찰톤 헤스톤)와 호민관이 돼 돌아온 멧살라(스티븐 보이드)가 대립하면서 벌어지는 비극적 이야기가 장대하게 전개된다.
'벤허'는 유다 벤허의 인생을 관통하는 스토리에 종교적 신념과 뒤틀린 우정, 가족애를 더해 영화팬을 사로잡는다. 제작비 1500만 달러(약 170억 원), 4시간30분에 달하는 최초 컷 등 숫자로는 표현조차 어려운 엄청난 스케일이 압권이다. 시대를 앞선 유려하고 박력있는 연출과 배우들의 열연, 캐릭터 간의 유기적 조합과 탄탄한 구도가 222분간 객석을 사로잡는다.
10분 간의 인터미션이 추억을 일깨우는 '벤허'는 컴퓨터그래픽(CG)이 없던 시절 탄생한 영화라고는 믿을 수 없는 퀄리티로 무장했다. 70mm 와이드 스크린과 입체음향 등 전략적으로 제작된 영화답게 묵직한 사운드와 탁 트인 화면이 심장을 두근대게 만든다.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거친 덕에 한층 깨끗하고 선명해진 화면 속에서 명배우를 만날 수 있는 점도 오랜만에 만나는 '벤허'의 메리트다.
누구나 인정하는 '벤허'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후반부의 전차 경주다. 유다 벤허와 멧살라의 마지막 대결을 담은 이 장면은 영화사에서 여전히 회자되는 베스트신이다. 찰톤 헤스톤과 스티븐 보이드가 거의 대역없이 소화한 리얼한 사투가 생생하게 펼쳐진다. 귀청을 때리는 말발굽 소리와 육중한 전차들의 금속음, 투사들의 숨소리가 스펙터클의 정점을 찍는다.
흥미로운 점은 '원티드'(2008)의 티무르 베크맘베토브 감독이 '벤허' 리메이크 작품을 내놓는다는 사실이다. '벤허 2016'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이 영화는 오는 9월 고전 명작의 아성에 감히 도전한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