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과 사업 축소 등으로 인건비 부담 증가
글로벌 경기위축에 건설업황 불투명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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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동훈 기자] 대형 건설사들이 인건비 감축을 위해 인력 구조조정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해외사업 손실로 실적이 악화하자 인력 감축으로 재무 건전성을 높이려는 의지다. 최근 대형 건설사들이 신규 사업에 보수적으로 나서 잉여 인력이 발생한 것도 한 이유다.
하지만 대규모 구조조정이 계속되자 직원 사기 등 사내 분위기는 크게 저하됐다는 게 건설업계 설명이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실적이 부진한 기업을 중심으로 하반기 희망퇴직을 검토하고 있다.
몸집 줄이기에 가장 노력하는 회사는 삼성물산이다. 작년 제일모직과 합병으로 인력이 비대해진 데다 실적마저 부진에 빠지자 인건비 부담을 줄여보겠다는 의도에서다.
삼성물산은 작년부터 진행한 구조조정으로 2000~2200명 정도의 인력을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전제 직원(1만1000여명) 중 20% 수준이다. 이미 1400여명을 줄였다.
앞서 실시한 1~2차 희망퇴직에서 지원자가 예상보다 적자 지난달 3차 희망퇴직을 접수했다. 애초 6월 20일쯤 접수를 마감할 예정이었으나 신청자가 적어 일주일 정도 연기했다. 이마저도 기대치를 밑돌아 올 하반기 이후 네번째 희망퇴직을 진행할 것이란 게 내부 얘기다. 삼성물산은 희망퇴직 신청자에게 퇴직금과 함께 대리직급을 기준으로 5000만원 정도를 위로금으로 준다.
삼성물산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회사차원에서 2000명 정도 기준을 두고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분위기인데 3차까지 목표치를 채우지 못한 것으로 보여 하반기 추가적인 인력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며 “인력 감원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자 위로금을 받고 회사를 떠나야 하는지 고민하는 직원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1분기 당기손실을 낸 포스코건설도 희망퇴직을 검토 중이다. 지난 2002년 본격적으로 닻을 올린 이 회사는 모기업인 포스코의 성장세에 힘입어 기업 규모가 팽창했고 인력도 꾸준히 늘었다.
하지만 철강산업 축소와 포스코의 포스코건설 지분 매각 등으로 기업 경쟁력이 낮아졌다. 해외에서도 이익보다 손실을 보는 법인이 더 많은 상황이다. 올해 2분기 실적도 1분기 부진한 실적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인력 감축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우건설도 하반기 희망퇴직을 진행한다. 올해도 100~200명 수준의 인력을 줄인다. 차장 8년차 이상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희망퇴직"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화건설과 GS건설, 현대건설과 같은 10대 대형 건설사들도 연간 5% 안팎의 자연적 퇴자사로 인력 조정을 하고 있다. 인력 수혈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대규모 희망퇴직은 건설사들이 인건비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어서다. 삼성물산은 매출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경쟁사와 비교해 높다. 올해 1분기 지출한 직원 급여는 2731억원. 이 기간 매출(6조4870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2%다. 급여의 12% 정도를 지급하는 복리후생비까지 합하면 급여 비중이 5%에 달한다.
포스코건설도 1분기 매출 1조6877억원 중 급여(378억원) 비중은 2.2% 수준으로 타 건설사보다 높은 편이다. 이에 비해 현대건설은 매출 4조2879억원 중 급여로 426억원이 나갔다. 차지하는 비중은 0.99%다.
반면 벌어들이는 수익은 시원치 않다. 특히 이들 대형 건설사들은 저유가로 인해 해외사업 손실까지 발생하다보니 재무 리스크(위험)는 더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회사채, 기업어음 등 외부에서 자금 수혈을 받기도 힘들어진 만큼 재무개선을 위해선 인건비 절감 노력은 사실상 불가피한 선택인 셈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최근 해외 수주가 사실상 개점 휴업인 상태인데다 국내 주택시장도 불확실성이 더해지자 인력 감원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분위기”라며 “대형 건설사들이 올해 해외수주가 전년대비 절반 수준에 그치고 전망도 불투명해 몸집 줄이기는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