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14곳 중 8곳(57%), 증권사 19곳 중 6곳(31.5%)
[뉴스핌=김나래 기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판매가 은행 14곳 중 8곳, 증권사 19곳 중 6곳이 직원들의 상품판매를 강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홍일표 의원(새누리당 인천 남구 갑)에 따르면 ISA를 판매하고 있는 33곳의 금융회사 중 절반에 가까운 14곳(은행 14곳 중 8곳, 증권사 19곳 중 6곳)이 직원평가의 기준이 되는 핵심성과지표(KPI)에 ISA판매를 반영함으로써 지나친 경쟁을 유발하고, 직원들의 상품판매를 강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일표 의원실이 분석한 금융감독원의 자료에 따르면, ISA는 출시 후 3개월인 6월 17일 기준으로 225.8만 계좌, 가입금액 2조2036억원으로 급속히 성장했다. 이는 가입계좌 수 기준 국내 총인구의 약 4.5%가 가입한 규모에 해당한다.
ISA가 단기간에 명실상부한 국민자산관리 대표상품으로 자리 잡은 성장 뒤에는 금융회사가 직원들의 핵심성과지표(KPI)에 ISA를 판매하는 것을 측정함으로써 사실상 판매를 강제한 것이 큰 역할을 하였다는 것이 홍 의원의 주장이다. KPI란 각 지점 및 직원들의 승진과 업무평가, 성과급 산정 등에 기준이 되는 지표이다.
현재 홍 의원에 따르면 ISA의 판매를 강제하고 있는 은행은 국민, 우리, 신한, SC제일, KEB하나, IBK기업은행 등 대부분의 대형은행이 포함됐으며, 부산, 대구은행 등 일부 지역은행도 있다. 반면 NH농협, 수협과 광주, 경남 등 일부 지역은행들은 직원들에게 ISA의 판매를 강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월 말 기준으로 ISA의 판매를 강제하고 있는 증권사는 NH투자증권, SK증권,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유진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6곳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지금까지 금융회사 직원들이 상품을 판매할 때 소비자들은 그 상품이 고객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에 추천해 준다고 믿고 있었다"며 "금융회사들이 직원들에게 ISA의 판매를 무리하게 강요하는 과정에서 불완전판매와 깡통계좌논란 등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홍 의원은 "금융당국이 각 금융회사의 KPI가 직원들의 무리한 상품판매를 강제하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적절한 지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김나래 기자 (ticktock03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