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 플랫폼·퍼블리싱·게임사 투자 잇단 실패
[뉴스핌=최유리 기자] 권혁빈 스마일게이트그룹 회장(사진)이 향후 성장 동력으로 승부수를 띄웠던 모바일 게임 사업이 비틀거리고 있다. 게임 플랫폼과 퍼블리싱 사업, 게임사 투자가 잇단 참패를 기록하면서다. 스마일게이트를 키운 온라인 게임 '크로스파이어' 이후 차기 흥행작이 없는 데다 모바일 드라이브가 실패하면서 성장 한계에 부딪혔다는 지적이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그룹 회장 <사진=스마일게이트> |
2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이동훈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이하 메가포트) 대표가 사임을 결정하면서 권 회장의 모바일 드라이브도 실패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기로에 섰다는 평가다. 이 대표는 그룹사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로 복귀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보직은 결정되지 않았다.
메가포트는 지주사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아래 있는 6개의 자회사 중 하나다. 2014년 게임 퍼블리싱 부문인 스마일게이트인터넷과 모바일 게임 개발사 팜플을 통합해 출범시킨 곳이다. 당시 권 회장이 메가포트 대표직을 겸직하다 지난해 7월부터 이 대표에게 수장을 맡겼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과 1년 만에 제자리로 돌아온 셈이다.
일각에선 이 대표가 물러나면서 권 회장이 다시 메가포트의 지휘봉을 잡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플랫폼 관련 조직만 남겨놓거나 퍼플리싱 사업에만 집중하는 등 다양한 조직개편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메가포트의 부진한 사업을 챙기기 위해 권 회장이 직접 나서거나 조직을 수술대에 올리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메가포트 관계자는 "이동훈 대표의 후임이나 향후 조직 개편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실제로 지난해 메가포트는 적자폭을 키우며 실망스런 성적을 냈다. 모바일 게임 플랫폼 '스토브'가 힘을 못 쓴데다 퍼블리싱한 모바일 게임들도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015년 메가포트는 전년 대비 52.9% 증가한 390억원의 매출을 올리도고 32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14년보다 4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임직원 급여, 광고선전비 등으로 전년보다 2배 많은 710억원의 영업비용을 쓰면서 매출을 깎아먹었다.
투자한 비용에 비해 성과는 초라하다. 스토브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6월 야심차게 내놓은 스토브는 게임 개발 단계부터 마케팅, 운영 등을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출시 1년이 지났지만 현재 서비스 중인 게임은 4종에 불과하다. '모두의불금', '거신전기' 등 모두 메가포트가 퍼블리싱한 게임들이다. 플랫폼에 들어간 게임사에게 수수료를 받는 사업 모델이지만 입점한 곳 자체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메가포트가 퍼블리싱한 모바일 게임들의 성적도 부진하다. 현재 서비스 중인 게임 6종 가운데 구글 플레이 스토어 매출 상위권에서 '큐라레마법도서관'과 '거신전기'가 각각 139위, 237위에 올랐을 뿐이다.
2년 전 인수한 모바일 게임사 선데이토즈와는 별다른 시너지를 내지 못한 채 투자 손실만 입었다.
스마일게이트홀딩스는 2014년 3월 선데이토즈 지분 20.7%(주식 666만주)를 1206억원에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양사가 연합전선을 구축해 해외 진출을 추진하겠다는 포부였다.
기대와 달리 선데이토즈는 스마일게이트의 고민거리로 전락했다. 선데이토즈가 대표작 '애니팡1'을 넘어설 후속작을 내놓지 못하면서 주가도 미끄러졌기 때문이다. 액면병합과 무상증자 효과를 빼고 보더라도 선데이토즈의 최근 주가(지난 24일 기준)는 인수 당시보다 45.3% 떨어지면서 600억원에 가까운 평가 손실을 냈다. '애니팡2', '상하이애니팡' 등 후속작들은 스토브와 맞손을 잡는 대신 카카오 게임하기를 선택하는 등 사업적으로도 시너지를 가져오지 못했다.
선데이토즈 관계자는 "카카오 게임하기에 있던 기존 게임들을 새로운 플랫폼으로 옮기고 새롭게 로그인해야 한다면 이용자들이 이탈할 수 있다"면서 "해외 진출과 관련해선 가시적인 결과는 없지만 중국 시장에 대한 정보 등 직간접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가포트 관계자는 "아직 투자 단계에 있기 때문에 더 지켜봐야 하는 시점"이라며 "스토브가 성과를 내기 위해선 게임 라인업이 중요하기 때문에 올해 다양한 신작을 내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