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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없는 심평원장, 구매자 자청하는 까닭

기사입력 : 2016년06월27일 14:57

최종수정 : 2016년06월27일 14:57

국제 보건의료 구매기관장 노려, 복지부 "손 원장 개인 욕심"

[세종=뉴스핌 이진성 기자] "보건의료서비스 구매기관인 심평원은‥"

손명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이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 업무보고에서 강조한 내용이다. 심평원의 기관 성격이 가입자를 대리해 국민건강보험과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의료ㆍ수발서비스 ‘구매’와 보험재정 등을 관리 운영하는 단일 보험자라고 못 박은 것이다.

현행 법상으로 심평원은 예산의 대부분을 건강보험공단에서 지급받아 심사·평가를 담당하는 기관이다.

그럼에도 스스로 구매기관을 내세운 데에는 국제 보건의료 구매기관장이 되고 싶어하는 손 원장의 야망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런 손 원장의 행보가 현 건강보험체계를 부정하는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7일 복지부 및 건보공단 등 보건의료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 업무보고에서 '구매기관'을 강조한 손 원장의 행보가 우려된다. 3924억원의 예산 가운데 3028억원을 건보공단에서 받는 심평원은 구매기관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해 '구매자'논란이 불거지자, 내부 게시판에 앞으로 구매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자료=국민건강심사평가원>

구매자 기능의 대표적 분야는 ▲수입관리(구매재원 확보) ▲급여결정 ▲지출관리 등이다. 이 분야에 대해 건강보험법에 명시된 각각의 담당기관을 보면 ▲보험료 징수는 건보공단 ▲급여기준은 건정심(정부) ▲급여비용 결정과 급여비 지불은 공단 등으로 돼 있다. 사실상 심평원은 급여기준에 있어 그 범위와 횟수 등에 대해 실무적 지원만을 담당하고 있다.

손 원장은 국제 보건의료구매기관장을 꿈꿔왔다. 지난해 심평원은 '세계 보건의료구매기관 네트워크 구축' 행사를 단독 추진했다가 복지부 및 건보공단의 제지로 공동행사로 전환한 바 있다. 구매 기능이 없는 심평원에서 국가별 '보건의료구매기관장' 등을 초정해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에서다.

지난해 국회에 제출된 심평원 업무보고 자료를 보면, 손 원장은 국제기구를 만들고 자신이 초대 의장으로 앉기 위한 기구의 조직규정을 새로 만들었다. 게다가 총회 초대의장 자격을 '당해년도 총회 개최국가의 대표 보건의료 구매기관장'이라 명시하기도 했다.

손 원장은 이 행사를 위해 용역비 2억800만원을 비롯해 비즈니스 항공료 7000만원, 특급호텔 2박 투숙비 9000만원, 초호와 행사장 임차료 5950만원, 만찬과 오찬비 4200만원 등을 책정하기도 했다.

이 같은 행보에 논란이 거세지자 손 원장은 내부게시판에 구매기관이라는 용어 대신에 영어로 'Purchasing'이라고 간접적으로 명시하면서 앞으로 '구매'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방침에는 국회의 지적도 있었지만, 복지부의 조정도 한 몫했다.

그러나 논란이 잠잠해지고, 국회 보건복지위 의원들이 대거 교체되자 손 원장은 다시 '구매'라는 용어를 꺼내들었다. 복지부 및 건보공단과 싸워서라도 '구매기관'이 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건보공단은 건강보험 보험자인 건보공단의 존재를 부정하는 등 현 건강보험체계를 무시하는 것으로 간주한다는 입장이다. 한편으로 국제사회에 우리나라에 보험자가 2개인 것으로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며 우려도 내비쳤다.

논란이 예상되면서도 구매자 카드를 다시 꺼낸 이유에 대해 심평원은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심평원 관계자는 "국민이 공공서비스를 선택해야하는데 의료가 복잡하고 어려우니 국민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심평원이 심사하고 평가하는 행위를 조금이나마 알기 쉽게 설명한 것으로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언급할 가치가 없다는 입장이다.

권덕철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 같은 사안에 대해선 이미 정리가 된 것이다"며 "(손명세 원장의) 개인 욕심이다"고 짧게 답했다.

일각에서는 2017년 초 임기가 끝나는 손 원장이 자신의 진로를 위한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국제 사회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발판으로 다시 한 번 '구매자'카드를 꺼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뉴스핌 Newspim] 이진성 기자 (jin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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