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지역 검토 중…석박사급 연구인력 채용도 진행
[뉴스핌=황세준 기자] 삼성SDI가 유럽 신규 투자지를 두고 저울질을 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 및 회사측에 따르면 삼성SDI는 케미칼 사업 매각대금 2조3265억원이 2분기 중 유입됐으나, 아직 유럽 자동차(전기차)용 배터리 공장 신규 설립 지역을 결정하지 않았다.
이 회사는 화학부문 매각자금을 배터리사업 시설투자에 사용할 방침으로 올해 9746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었다.
당초 신규 배터리 공장 설립 지역은 헝가리가 유력하게 거론됐고 올해 상반기 중 설립 승인이 날 것으로 관측됐다. 헝가리에는 현재 가동 중단된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생산공장이 있는데 이를 활용하면 건축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다.
지난해 삼성SDI가 인수한 배터리 팩 생산업체인 '마그나 슈타이어'가 위치한 오스트리아와 헝가리가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점도 이점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삼성SDI는 현재 완성차 고객사들이 많은 독일도 신규 투자지역으로 유력하게 검토하는 중이다. 이 회사는 2014년 7월 BMW와 배터리 공급 MOU를 체결한 데 이어 2015년 8월 아우디와 전기차 공동개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유럽지역 신규 배터리 공장을 짓기 위해 다양한 지역을 놓고 투자를 검토 중"이라며 "조만간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이나 시점은 현재 미정"이라고 전했다.
전기차 배터리를 살펴 보는 모습. <사진=삼성SDI> |
삼성SDI는 현재 울산공장과 중국 시안공장에서 순수 전기차 기준 20만대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으며 유럽 지역에 공장을 설립해 글로벌 3각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유럽 신규 투자 검토와 함께 최근에는 자동차용 전지 연구개발을 담당할 유럽 석박사급 인재 채용도 추진 중으로 27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일정으로 서류 접수를 시작했다.
이번 채용 절차를 통해 삼성SDI는 자동차전지용 안전시스템 설계인력, 자동차전지용 Software Architecture 설계인력, 자동차전지용 하드웨어 개발인력, 자동차전지용 기구설계 및 해석인력, 배터리 안전성 해석 모델 개발인력 등을 확보한다.
유럽은 현재 여러 나라들이 충전 인프라 확충을 추진 중이어서 전기차 시장 전망이 밝다. 독일의 경우 급속 충전시스템을 현재 100여개에서 2020년까지 7000개로 늘릴 계획이다.
또 최근 유럽에서는 디젤차 배출가스에 대한 유해성 논란이 확산되며 디젤차의 전기자동차 전환을 유도하는 정책도 확대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대기오염방지를 위해 자동차 등록연도 기준 19년 이상 된 중고차는 폐차를 유도하고 있다.
5년 뒤면 내연기관 자동차와 전기자동차 간의 주도권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전기차 시장 규모가 2020년에는 770만대로 2015년 대비 3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SDI 이같은 추세에 발맞춰 전기차용 배터리를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으로 2020년까지 약 3조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또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 사업은 2018년 경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삼성SDI의 배터리는 BMW i3(순수 전기자동차), BMW i8(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비롯해 다양한 전기자동차에 공급되고 있다.
이 회사는 30분 내에 80% 이상 급속충전을 반복해도 성능 저하가 없는 배터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전기차를 오전에 운행하고 점심시간에 급속 충전 후 오후에 다시 사용할 수 있다
또 삼성SDI는 지름 18mm, 높이 65mm인 ‘18650 셀’보다 에너지 용량을 최대 35%까지 늘린 ‘21700 셀’(지름 21mm,높이 70mm) 제품도 생산한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