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 주요 증시가 브렉시트 충격에 급락했다. 영국 파운드화가 30년래 최저치로 떨어진 가운데 유럽 증시가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특히 일부 은행주가 장중 30%에 달하는 폭락을 연출하는 등 금융 섹터가 강한 충격을 받았다.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 발표 후 부산하게 움직이는 런던 금융권의 트레이더들 <출처=블룸버그> |
24일(현지시각) 스톡스 유럽 600 지수가 24.36포인트(7.03%) 급락한 321.98에 거래됐고, 독일 DAX 지수 역시 699.87포인트(6.82%) 밀리며 9557.16에 마감했다.
영국 FTSE100 지수는 199.41포인트(3.15%) 떨어진 6138.69에 거래를 마쳐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낙폭을 보였다.
프랑스 CAC40 지수가 359.17포인트(8.04%) 내리 꽂히며 4106.73을 나타냈고, 이탈리아 FTSE MIB 지수와 스페인 IBEX 지수가 각각 12% 이상 폭락했다.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 영국의 EU 탈퇴가 확정되자 유럽 증시는 일제히 패닉에 빠졌다. 투표 결과를 지켜보고 있던 트레이더들은 브렉시트 찬성 의견이 51.9%로 반대 의견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나자 공격적인 ‘팔자’에 나섰다.
이날 유럽증시의 낙폭은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영국 파운드화 역시 자유낙하를 연출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장중 1.3224달러까지 하락, 파운드화 가치가 1985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은행주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브렉시트가 현실화된 데 따라 런던 금융업계가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주가를 끌어내렸다.
바클레이즈가 18% 가까이 급락했고, RBS 역시 18% 동반 폭락했다. 그리스 알파뱅크가 30% 가까이 내려앉았고,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가 14% 떨어지는 등 은행주 패닉은 영국을 넘어 유럽 전역으로 확산됐다.
영국 소매 섹터도 이날 국민투표 결과에 된서리를 맞았다. EU 탈퇴에 따른 경기 하강과 소비자 심리 위축으로 인해 유통 업계가 휘청거릴 것이라는 경고다.
내수 경기에 대한 비관론이 번진 가운데 넥스트가 12.4% 떨어졌고, 막스 앤 스펜서가 11% 가까이 하락했다.
이지제트가 14% 이상 밀리는 등 여행 관련 섹터도 지수 대비 큰 폭으로 떨어졌고, 부동산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로 인해 테일러 윔피가 30% 가까이 폭락하는 등 건설 섹터도 직격탄을 맞았다.
리 하드만 뱅크 오브 도쿄 미츠비시 UFJ 전략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이번 국민투표 결과는 자산시장 전반에 걸쳐 거대한 충격파를 던졌다”며 “이날 주가 반응은 시작일 뿐”이라고 내다봤다.
런던의 독일 애널리스트인 브렌다 켈리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앞으로 쟁점은 영국 다음이 어디인가 하는 점”이라며 “프랑스와 이탈리아로 정치 소요가 번지면서 금융시장을 더욱 벼랑 끝으로 몰아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