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신한 "만기축소, 문제 있는 것 아냐"
실사 후 1년만기 재조정 시사
[뉴스핌=김연순 기자] 최근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 시중은행이 삼성중공업에 대한 대출만기를 축소하면서 조선사들의 경영 정상화에 대한 우려감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대출만기 축소를 결정한 은행들 모두 '만기 축소=차입금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일단 경영진단 및 실사 진행을 위해 3개월로 축소했을 뿐 실사 이후 1년 만기 연장으로 재조정할 수 있다는 얘기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 17일 만기가 돌아온 1500억원 규모의 삼성중공업 단기차입금 만기를 연장하면서 대출 기간을 기존 1년에서 3개월로 줄였다. 앞서 KB국민은행도 작년부터 1년짜리 단기차입금 만기를 6개월 단위로 연장해 왔고 최근에는 3개월만 연장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신한은행 담당 부행장은 "(삼성중공업에 대한) 대출만기 축소가 별 다른 의미가 있는 건 아니고, 실사가 끝나면 실사결과를 보고 다시 만기가 오면 재조정할 수 있다"면서 "실사 결과가 나오면 구체적인 자구계획이 나올 것이고 계획이 타당하면 만기를 1년으로 다시 연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 담당 부행장 역시 "대출 만기기간을 축소한 것이 차입금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건 아니고 경영진단도 하고 있으니 그런 걸 보는 것"이라며 "3개월 짜리가 다시 1년 짜리로 연장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고위관계자 역시 "최근 몇몇 시중은행이 삼성중공업 대출 만기를 1년에서 3개월로 축소했지만, 경영진단이 끝나고 다시 보겠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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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3' 조선소 전경. 왼쪽부터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대우조선 옥포조선소 <사진=각 사> |
금융업계에선 삼성중공업에 대한 단기차입금 만기 축소를 시작으로 현대중공업이나 대우조선해양 등 구조조정 중인 다른 대형 조선사들의 대출 만기도 축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시중은행들은 만기 축소에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실사 기간 동안 기간을 연장하기 위해 통상적으로 진행되는 과정일 뿐이라는 것.
삼성중공업에 대한 경영진단은 지난달 26일 시작됐고 KDB산업은행 주도로 실사가 진행되고 있다. 실사를 맡은 회계법인은 삼정KPMG로 경영진단 결과는 조만간 나올 전망이다.
금융당국 역시 대출만기 축소 과정에서 특별한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만기 연장건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이전에 RC발급과 관련해선 조선사들의 문제제기가 있었는데 만기연장 부분에 대해선 양측(은행-기업)간 문제는 없다"면서 "기업들이 은행들에게 자구계획 등 IR을 진행하는 과정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증권업계에 따르면 빅3 조선사들의 시장성차입금(회사채 등)을 포함한 총차입금(지급보증 제외)은 1분기 말 현재 약 26조32억원으로 이중 절반인 12조7278억원이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만기가 1년 이내 도래하는 현대중공업 조선계열 3사의 단기차입금은 5조8234억원(차입금 중 단기 비중 52.9%)이며, 대우조선이 4조955억원(42.2%), 삼성중공업 2조8088억원(53.1%), STX조선 4318억원(9.4%), 성동조선 860억원(2.5%), 한진중공업 1조809억원(87.1%) 등이다.
이들 8개사의 단기차입금은 14조3265억원(40.6%)으로, 이중 빅3는 12조7278억원(48.9%)을 차지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