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등 최고수준 비해서는 60%…반도체 등 선도업종도 위험
[뉴스핌=황세준 기자] 한국 기업들의 혁신속도가 중국 기업 대비 70%, 구글 등 최고 수준의 혁신 기업 대비 60% 수준에 불과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국내 제조업체 300여개사를 대상으로 ‘우리기업 혁신의 현주소와 향후과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최고 혁신기업이 시속 100㎞ 변한다고 할 때 귀사는 어느 정도인가'라는 물음에 기업들은 평균 58.9㎞라고 응답했다. 업종별로는 전자 63.8㎞, 자동차 65.5㎞, 조선 57.7㎞, 철강 54.8㎞, 기계 52.7㎞ 등이었다.
또 '중국이 한국보다 혁신속도가 빠른가”라는 물음에 응답기업의 84.7%가 ‘그렇다’고 답했다. ‘중국이 100㎞ 변할때 한국은'이라는 질문에는 평균 70.9㎞라는 답이 나왔다.
울산의 힌 반도체부품 생산기업은 "우리 분야에서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3~4년 정도나긴 하지만 인재들을 대거 싹쓸이 하는 경우가 많아 따라잡히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우리는 제도적 지원 부족, 구시대적 경영프렉티스 등으로 연구를 위한 연구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항공기, 자동차부품을 생산하는 업체 역시 “혁신환경이 뛰어난 중국, 인도에 4~5년 후면 밀릴 것 같다”고 전했다.
응답기업들은 '몇 개월동안 신제품 개발 등 혁신활동을 이루지 못하면 기업이 살아남을 수 없다고 보는가'라는 물음에 평균 39.7개월이라고 답했다.
기업들은 '경제가 아무리 어려워도 혁신을 위한 투자를 줄여서는 안된다'는데 95.7%가 동의했다. 그러면서 정부 혁신정책의 한계(복수응답)로 ‘단기실적, 성과에만 초점을 맞추려 한다’(62.3%), ‘특정분야에 지원을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32.0%), ‘정책홍보가 부족해 지원정책을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잦다’(30.7%) 등을 지적했다.
‘혁신을 하는데 있어 각 경제주체들의 비중을 백분율로 적어달라’는 질문에는 기업 57.5%, 정부 22.3%, 학계 11.7%, 국회 8.5% 등으로 응답했다.
신현한 연세대 교수(대한상의 자문위원)는 “우리 기업 혁신의 가장 큰 걸림돌은 정해진 것만 할 수 있는 포지티브 규제시스템, 구시대적인 기업문화”라고 진단했다.
경남의 조선기자재 업체는 “조선 관련업종은 연구개발기간이 길어 착수단계 자금지원만으로는 소기의 성과를 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연구개발이 끝나도 자금부족으로 묻히는 경우도 많으므로 단기실적에 치우치기 보다는 제품양산단계까지 꾸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앞으로의 혁신경쟁은 업종이나 기업규모와 관계없이 무제한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한국 기업이 뒤쳐지지 않기 위한 기업 스스로 파괴적 혁신노력과 함께 긴호흡으로 장기간 내다보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