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의 MC 박소현, 김숙, 차오루, 박나래(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뉴스핌DB> |
[뉴스핌=황수정 기자] MBC에브리원에서 신규 예능프로그램 '비디오스타' 출격을 알렸다. 예능 대세로 떠오르는 김숙, 박나래, 피에스타의 차오루와 함께 박소현이 MC를 맡는 토크쇼다. 이 정도 설명만으로 바로 떠오르는 게 있다. 여자판 라디오스타. 제작진은 '스핀오프 예능'이라고 설명한다.
'스핀오프'(Spin-off) 예능은 최근 몇 년 동안 극장가와 방송가에서 부쩍 늘어난 포맷이다. 기존의 작품을 토대로 캐릭터나 설정을 가져와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는 tvN '삼시세끼' 정선편에 이은 어촌편, Mnet '쇼미더머니'에서 파생된 '언프리티 랩스타' 등이다. 시즌제와는 좀 다르다. 같은 포맷이지만 주인공이 다르거나 같은 사람으로 다른 환경, 설정을 녹여낼 수 있다.
스핀오프 예능은 최근 종합편성채널 JTBC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냉장고를 부탁해'를 원조로, 해당 셰프들과 해외 도장 깨기에 나선 '쿡가대표'가 대표적이다. 형식만 그대로 빌린 '헌집 줄게 새집 다오'도 스핀오프다. 앞서 '비정상회담'의 멤버들과 각자의 고향으로 떠나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가 방송되기도 했다. 기존 프로그램들은 모두 큰 반향을 일으켰던 인기 예능 프로그램. 그러나 겹치는 출연진과 똑같은 대결 룰 등 계속되는 기시감으로 '자가복제'라는 비판이 일었다.
'냉장고를 부탁해' 스핀오프 '쿡가대표', '비정상회담' 스핀오프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포스터 <사진=JTBC> |
이에 대해 '냉장고를 부탁해' '쿡가대표' 총괄 연출을 맡은 이동휘 CP는 "자가복제라기 보다는 부록 같은 선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자가복제냐, 부록이냐는 시선의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언제나 새로운 프로그램들을 내놓을 수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시청자들이 사랑하는 요소를 가지고 조금 다른 부록을 만든다고 생각해 주셨으면 한다. 완전히 생경하진 않더라도 기존에 있던 테마나 가치 등을 우리만의 방식으로 포장할 수 있는 다른 방송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설명했다.
말 그대로 스핀오프 예능은 시청자들이 궁금해하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 그러나 이와 동시에 기존 프로그램의 인기에 편승한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기존의 시청자들을 끌어들일 수는 있지만 새로운 시청자들을 유입하기는 다소 버겁다. 이를 타개하려면 신선한 이야기가 필요한데,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멤버들로 뭔가 만들어내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새로 만들어지는 프로그램보다 더 혹독한 잣대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기존의 프로그램이 '여자판'으로 바뀌면 그 문제가 더욱 부각된다. 평가 잣대가 있기에 기존의 인기 요소를 그대로 따라하면 '아류'라는 부정적 시선부터 따른다. 이런 면에서 '비디오스타'에 대한 우려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비디오스타' 프로필 촬영 현장 <사진=MBC에브리원> |
'비디오스타'는 '라디오스타'의 스핀오프 프로그램으로, 정통 토크쇼를 표방하면서도 대담하고 직설적인 토크를 예고했다. 현재 남성MC 위주의 토크쇼가 즐비한 가운데 여성MC의 등장이 반갑긴 하다. 또 '라디오스타'의 가장 큰 힘이 바로 MC들이기에 여성 MC들에 대한 기대 역시 높다. '비디오스타' 연출을 맡은 이유정PD는 "'라디오스타'와 싱크로율을 보여주면서도 '비디오스타'만의 색깔을 담아낼 수 있는 반전 매력이 있고, MC로서 발전이 기대되는 각 분야의 캐릭터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성 MC들만이 가지는 디테일을 잘 살려나가고 '비디오스타'만의 새로운 코드와 색깔을 입히기 위해 고심 중"이라며 "박소현, 김숙, 박나래, 차오루의 유쾌한 시너지와 케미가 기대 이상이다. 그동안 보여지지 않았던 이들의 새로운 면모와 케이블이기에 가능한 강렬한 토크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관건은 차별화다. 원조 여자판 스핀오프 프로그램으로 꼽을 수 있는 '무한걸스'도 처음에는 '무한도전'과 똑같은 구성, 캐릭터로 안티팬이 무성했다. 시간이 지나고 차별화된 영역을 구축하며 인기를 높여 시즌3까지 방송됐지만, 마지막은 저조한 시청률로 종영했다.
한가지 더, '비디오스타'는 이름처럼 '비디오'를 주 콘셉트로 잡았다. 보이는 라디오라서 신선했던 '라디오스타'를 다시 '비디오'로 회귀시킨 것. 때문에 제작진이 어떤 방식으로 시청자에게 신선한 재미를 줄 지 귀추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