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녀유혼'(1987)의 주인공 섭소천에 낙점됐던 일본 아이돌 나카모리 아키나 <사진=유튜브 캡처> |
[뉴스핌=김세혁 기자] 배우 왕쭈셴(왕조현·48)을 중화권 톱스타로 만들어준 '천녀유혼'(1987)의 원래 주인공 후보가 일본 아이돌 나카모리 아키나(51)로 밝혀졌다.
대만 중국시보는 최근 기사를 통해 쉬커(서극·65) 감독이 ‘천녀유혼’ 제작 전 여주인공 섭소천 역에 나카모리 아키나를 낙점했다고 설명했다.
서극 감독은 당초 섭소천을 캐스팅하면서 왕조현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다. 이 사실은 왕조현 본인이 직접 밝힌 바 있다. 과거 왕조현은 이에 대해 “서극 감독과 프로듀서가 섭소천 후보 리스트에도 저를 올리지 않았다. 정말 하고 싶어서 직접 찾아가 부탁했다”고 말했다.
서극 감독이 섭소천 1순위로 낙점한 나카모리 아키나는 1980년대를 대표하는 일본의 전설적인 가수다. 1982년 싱글앨범 '슬로모션'으로 데뷔했고 마츠다 세이코(53)와 가요계를 양분했다. 특히 1985년 최연소(20세)로 일본레코드대상 그랑프리를 차지하며 가요계 간판임을 입증했다.
직접 감독을 찾아가 섭소천 역을 달라고 부탁했던 왕조현 <사진=영화 '천녀유혼' 스틸> |
섭소천 섭외 당시 서극은 나무귀신에 영혼을 사로잡힌 설정 상 미모뿐 아니라 어딘가 어두운 매력을 원했다. 모든 점에서 나카모리 아키나가 최고라고 생각했던 서극이었지만 교섭 과정에서 이견이 생겼고, 끝내 이를 좁히지 못했다.
나카모리 아키나가 캐스팅 리스트에서 제외된 뒤 차선책으로 꼽힌 인물 역시 왕조현이 아니었다. 서극은 홍콩 최고의 아이돌이던 뤄메이웨이(나미미·51)에 눈을 돌렸다. 영화 ‘아애야래향’(1983)으로 데뷔한 나미미는 톱스타 장쉐여우(장학우·55)의 아내이기도 하다. 나미미는 일정 문제로 ‘천녀유혼’에 합류하지 못했다.
이 상황에서 직접 출연을 희망한 게 왕조현이었다. 서극은 농구선수 출신인 그의 키(172cm)가 너무 크고 얼굴이 현대적이라며 반대했다. 더욱이 각종 광고에서 밝은 이미지를 구축한 왕조현이었기에 섭소천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었다. 다만 서극의 고집은 왕조현의 최종 카메라테스트에서 무너졌다. 변화무쌍한 왕조현의 이미지를 확인한 서극은 ‘천녀유혼’의 섭소천이 탄생했다며 탄성을 질렀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