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위험 고조로 일본行 지속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불안한 글로벌 금융시장을 피해 일본으로 향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면서 엔화와 일본국채(JGB) 가격을 끌어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본 경제가 저성장과 디플레이션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와중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일본자산 선호도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엔화 <출처=블룸버그> |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올 들어 현재까지 엔화 가치는 달러 대비 13%가 올랐으며,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JGB 10년물 수익률은 마이너스 0.19%까지 내려간 상태다.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매수세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일본 재무성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달 10일까지 일주일 동안 외국인들의 일본 채권 순매입액은 7643억엔 정도다. 올 들어 23주 동안 순매입 기간만 19주에 달한다. 앞서 아베노믹스 효과에 대한 의구심으로 순매도 흐름이 나타났던 일본 증시로도 1283억엔의 순매수세가 유입됐다.
◆ 일본 기대감 아닌 위험 회피용
이날 일본은행(BOJ)이 통화정책을 동결한 가운데 경기 및 인플레이션 회복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일본 자산 시장으로 외국인 투자가 지속되는 데는 오는 23일 있을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국민투표나 미국 성장률 둔화 불안으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자리하고 있다.
블랙록 글로벌 수석투자전략가 러스 코에스테리치는 “(외국인 매수세가) 일본 그 자체에 관한 것은 아니다”라며 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 등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 가격이 아무리 높다 해도 일단 채권을 사는 게 안전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국채 가격의 추가 상승 가능성과 더불어 엔화 강세 때 환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장점도 마이너스 수익률인 JGB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브라운브라더스 해리먼 글로벌 외환전략대표 마크 챈들러는 통화스왑 시장에서 '재정거래를 통한 차익실현(아비트라지)' 기회가 생기며 해외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 투자자들도 환율 변동 헤지를 위해 엔화 매입에 나서 엔화 가치를 끌어 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17일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04.23엔에 호가되고 있으며 JGB 10년물 수익률은 마이너스 0.143%를 기록 중이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