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입 없고 연준 금리인상 더뎌…자금 몰릴 것"
[뉴스핌=김성수 기자] 오는 23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찬반 국민 투표를 앞두고 국제 금융시장이 위험회피와 변동성 고조 등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금 선물은 투표 결과와 상관없이 전망이 좋은 '안전자산'으로 보인다.
17일 자 월가 금융전문지 배런스는 HSBC가 보고서를 통해 "브렉시트가 발생할 경우에도 안전자산인 금은 가격이 오를 것이며, 그 반대로 금 시세가 하락하더라도 낙폭이 제한될 것"이란 주장을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HSBC는 먼저 금이 같은 다른 안전자산인 엔화와 다르게 가격 급등을 제지할 중앙은행이 없다고 강조했다. 즉 브렉시트 등 금융시장을 흔들어 놓을 이벤트가 발생할 경우 투자자들은 엔화보다는 금에 몰려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1년간 금 현물 가격 추이 <사진=블룸버그통신> |
전날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는 BOJ 통화정책 동결 이후 엔화 값이 달러당 103엔 선으로 급등하자, "환율과 금융시장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펀더멘털에 부합하지 않은 엔화 강세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구두 개입에 나섰다.
금은 다른 금융자산과 달리 배당이나 이자 등 부가적인 현금 흐름은 없지만, 이 같은 중앙은행의 시장 개입에서 자유롭다는 점이 큰 장점이란 설명이다.
이에 따라 HSBC는 브렉시트 찬성 쪽으로 국민투표 결과가 나올 경우 금 값이 온스당 1400달러로 오를 것이며, 반대로 영국이 EU에 잔류하더라도 금 값이 1220달러 밑으로는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금 현물 가격인 1283.80달러를 기준으로 봤을 때 상승 여력은 약 10%, 하락 여지는 5% 정도다.
HSBC는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횟수 감소 ▲글로벌 경기 확장 불균등화 ▲미국 대선 불확실성 ▲기타 지정학적 위험 등 금 값을 끌어올릴 변수가 많다고 주장했다.
특히 연준의 금리인상 예상 횟수가 줄어든 것은 금 값을 강하게 끌어올릴 요소로 꼽혔다. 글로벌 저금리 환경 속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잃은 자금이 일제히 금에 몰려들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에 반영된 다음달 금리인상 확률은 7.2%로, 한 달 전의 30%에서 급락한 상태다. 오는 9월까지 금리가 최소 한 차례 오를 확률도 30%에 못 미치며, 심지어 올해 안에 두 번째 금리인상이 아예 없을 확률은 지난달 31%에서 53%로 크게 올랐다.
BK 자산운용의 보리스 슐로스버그 외환 전략 부문 매니징 디렉터는 CNBC뉴스와 대담에서"시장에서는 연준이 연내 금리인상을 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금 값이 1300달러 선을 뚫고 올라간다면 투자 자금은 더욱 몰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