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객석 공급 증가량에 비해 여객 증가량은 9만석 이상 적어
'수요 예측 실패'와 '시장 선점 위한 포석'이라는 의견 분분
[뉴스핌=이성웅 기자] 국적항공사가 공급석을 늘리고 있는 것에 대해 수요 예측 실패와 시장 선점을 위한 포석 등 의견이 분분하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7개 여객사의 총 공급석은 747만6786석으로 전년 동월 대비 8% 증가했다. 실제 늘어난 객석은 55만7273석에 달한다.
반면 같은 기간 총 국적사 이용 여객수는 629만38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6만3606명 증가했다. 이는 객석 증가량보다 약 9만4000여명 적은 수준이다.
이러한 수요/공급의 격차는 객석 공급량 증가가 많았던 국제선에서 상대적으로 눈에 띄게 나타났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국제선 공급석이 10.3%, 여객수가 9.3% 수준이었다. 당초 여객수 대비 공급석이 76만석 가량 많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두 수치 간 격차는 더 벌어진 셈이다.
항공사는 승객의 많고 적음과 상관없이 정해진 스케줄에 맞춰 비행기를 운항하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비행 자체가 적자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항공사들이 제주와 부산 등을 제외한 비인기 국내선 취항을 꺼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국내선의 경우 여객 증가율이 6.2%로 공급석 증가율(4.9%)을 웃돌아 지난 4월보다 수요/공급 간 격차가 1만7000석 가량 줄어들었다.
항공사별로는 진에어가 수요/공급 간 가장 큰 격차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진에어의 공급석 증가량은 15만3627대인 반면, 실제 여객수 증가량은 10만6523명에 머물러 약 5만석의 격차가 발생했다.
다음으로는 대한항공(2만1986석), 티웨이항공(1만6171석), 이스타항공(1만5747석) 순이었다. 이 외의 항공사는 모두 1만석 이하의 격차를 보였다.
특히 제주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수요/공급 간 격차는 각각 1134석, 1979석으로 전체 국적사 중에서 가장 적은 수준을 보이며 비교적 수요 예측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격차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운송의 특성상 한 비행기에 승객은 많이 탑승할수록 이익을 낼 수 있어 가능한 한 수요와 공급 사이에 여유를 두지 않으려 한다"며 "수요 측정은 노선별 항공사별로 고려사항이 많아 지나치게 격차가 큰 이유까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어느 정도 수요를 예측한 상태에서도 일본 지진이나, 유럽 테러 등 갑작스럽게 수요가 감소하는 사건 등으로 예상을 빗나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다른 업계관계자는 "공급량을 늘리는 시점에서 바로 수요가 뒤따르면 가장 최적이다"라면서도 "다만 장기적 관점에서 특정 노선의 수요가 많아지는 시기가 오기 전에 미리 증편하고 이를 발 빠르게 홍보해 시장을 선점하려는 것도 업계의 생리 중 하나다"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