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들 "개방 정책→실적 개선 선순환 기대"
마크 모비우스 "인도 소형주 사들일 것"
인도 20년 만에 최대 강수량…경작 활동 탄력
[편집자] 이 기사는 06월 13일 오후 5시18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 이홍규 기자] 국제 투자은행(IB)들이 인도 증시 '비중확대'를 외치고 나섰다. 이미 증시가 '강세장' 진입을 앞둔 상황에서, 추가 주가 상승이 이어질 것이란 진단이다.
최근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3번째 회동한 뒤에 모디 정부의 개방 정책이 기업 실적 개선세로 이어지며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 계속 나와 주목된다.
13일 자 블룸버그통신은 보도에 따르면 인도 대표 주가지수인 센섹스(S&P BSE Sensex)지수는 지난 2월 저점에서 16% 상승하며 '강세장(bull market)' 진입을 코앞에 뒀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3월에만 인도 증시에서 41억달러를 순매수했고, 4월 초 이후에도 현재까지 15억달러를 추가 순매수하면서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 증시에서 두 번째로 많은 투자자금을 인도에 투입했다.
(흰선) 외국인 자금 유입 추이 (파란선) 센섹스 지수 추이 <자료=블룸버그통신> |
◆인도 정부 정책→기업 실적 개선, 선순환
외국인 투자자들이 인도 증시에 이렇게 반색하는 이유는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인도 정부가 철도와 국방 분야 개방하는 등 투자 개방에 나서자 인도에 사상 최대치에 달하는 투자 자금이 몰렸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혜택을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분기 인도 니프티 50 지수(Nifty 50 Index)를 구성하는 기업들의 66%는 전문가들의 실적 전망치에 부합하거나 능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4분기 기록한 52%보다 개선된 수치다. 같은 기간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9% 증가해 2014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정부가 금 수입을 제한함으로써 경상수지 적자 폭이 줄었고, 재정 건전화 노력으로 재정 적자폭이 9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좁혀지면서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했다는 평가다.
투자은행 모간스탠리의 리함 데사이 인도 리서치 부서장은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기업들의 순익 주기(earnings cycle)가 상승세로 돌았다"면서 인도 증시의 투자등급을 비중 확대로 상향 조정했다.
최근 이 같은 매수세에 따라 인도 증시의 가치 수준(벨류에이션)이 5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음에도 투자 은행들은 추가 상승이 기대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는 센섹스지수가 결코 싸지 않은 구간에 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센섹스의 주가수익배율(PER)은 12개월 예상 이익 기준 16.4배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2011년 1월 이후 최고치다. 지난 5년 평균치 14배보다 높은 수준이다.
BNP파리바 자산운용의 프라샨트 바야니 아시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벨류에이션이 역사적으로 비교해봤을 때 저렴하지 않지만,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다"며 "이는 증시에 훈풍을 불어넣을 것이다. 우리는 인도 증시에 대해 비중 확대다"고 말했다.
AMP캐피탈인베스터스의 셰인 올리버 투자전략 부서장도 "인도 주식이 다른 신흥 시장에 비해 비싸긴 하지만, 펀더멘탈 측면에서 더 낫다"면서 "우리는 인도 증시를 비롯 신흥 시장에 대한 익스포져(자금 노출) 확대를 고려 중이다"고 말했다.
◆ 20년 만에 최고 '몬순기'…경작 활동 탄력 기대
라니냐의 영향으로 인도가 20년 만에 최고의 몬순기를 맞을 수 있다는 전망도 증시에 긍정적이다. 몬순기는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간 이어지는 우기를 말하는데, 인도 경제는 몬순기 강수량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강수량이 예상치를 충족하면 경작 활동이 한 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흥시장 투자의 대가인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자산운용 이머징마켓그룹 회장은 소형주를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담을 것이란 계획을 발표했다.
모비우스 회장은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모디의 정책 방향과 철학은 경제에 힘을 불어 넣기 시작할 것"이라면서 "이는 막대한 영향을 갖게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투자은행 UBS그룹은 인도 증시에 조심스럽다는 의견을 내놨다. 인도 증시의 벨류에이션이 높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는만큼 자금 유출이 발생하면 증시가 쉽게 허물어질 수있기 때문이다.
UBS의 거텀 차오츠차리아 리서치 부서장은 "글로벌 자금들이 인도 증시에서 빠지면 최근의 랠리는 휘청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