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거래일 연속 상승…5월 저점서 9.5%↑
저평가·유가 상승·위안화 약세 등 겹호재 삼아
[뉴스핌= 이홍규 기자] 기업 배당 축소, 중국발 악재 등으로 연일 홍역을 치르던 홍콩 H지수(중국 기업지수)에 볕이 들었다.
지수가 9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9년 만에 최장 기간의 랠리를 보인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중국 상하이지수는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H지수의 상승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8일 중국 기업지수인 H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0.26% 상승한 9027.82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H지수는 9거래일 연속 상승했으며, 2007년 3월 이후 최장 기간의 랠리를 기록했다. 반면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0.32% 내린 2926.69포인트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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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H지수 주가지수 추이 <자료=블룸버그통신> |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H지수는 지난 5월 저점에서 9.5% 반등하며 글로벌 주요 주가지수 가운데 최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는 같은 기간 상하이지수의 오름폭, 2배에 해당한다. 그러나 상하이지수는 올 한 해 17% 하락하며 글로벌 지수 93개 중에서 최대 낙폭을 나타냈다. 기간을 넓혀봐도 H지수의 상승 흐름이 두드러진다.
◆ 저평가, 유가 반등에다 위안화 약세 따른 본토자금 '도피'
전문가들은 최근 홍콩 H지수의 상승세가 국제유가 상승, 위안화 가치 하락, 저평가된 주가 흐름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홍콩 H지수를 구성하는 업종 중 에너지 관련 업종이 약 17%를 차지하는데, 최근 국제 유가가 회복 조짐을 보이자 에너지 관련 업종이 뜀박질하기 시작했다. 중국 국영 유전개발회사(COSL)은 지난 9거래일 동안 14% 솟아 올랐다.
위안화 가치가 다시 추락하자 연초 급락장의 '데자뷔'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다시금 피어오른 것도 지수를 견인한 호재가 됐다. 중국 본토 투자자들의 홍콩 증시로 자금 유입은 1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를 나타냈다.
주가가 저렴해진 요인도 매수세를 불러 모은 유인으로 지목된다. H지수의 주가수익배율(PER)은 7.1배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MSCI아시아태평양지수(15.8배)와 상하이지수(16.1배)보다 50%가량 저렴한 수준이다.
이에 대해 리오리엔트 파이낸셜 마켓의 스티브 왕 리서치 부서장은 "H지수 분위기가 본토(중국)보다 낫다"면서 "홍콩 증시는 중국에 비해 저평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자금을 유입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은 H지수의 '승승장구'가 향후에도 지속할 수 있을지 관심을 쏟고 있다. 중국 경기에 민감한 모습을 보이는 H지수 전망에 '안갯속' 같은 중국의 경기 전망 때문에 물음표가 달리기 때문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최근의 랠리가 조만간 멈춰설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중국 본토와 H지수에 동시 상장된 기업들의 주가 프리미엄 차이는 31%로 축소됐다. 또 기술적 지표인 H지수의 상대강도지수(RSI)는 69.9를 기록하고 있다. 보통 RSI가 70를 넘어서면 과열구간으로 인식한다.
사우스웨스트증권의 윌리엄 펑 부사장은 "경제 펀더멘탈이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면서 "여기서 더 나은 상황은 기대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