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세혁 기자] 배우 에밀리아 클라크의 긍정 에너지로 가득한 비타민 같은 영화 '미 비포 유(Me before You)'가 팬들 곁을 찾는다.
영국 베스트셀러 작가 조조 모예스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미 비포 유'는 부와 젊음을 모두 가졌던 남자 윌과 대책없이 긍정적인 여자 루이자의 짧지만 아름다운 만남을 담았다. 소설 '미 비포 유'가 존엄사 논쟁을 일으키며 화제를 모은 만큼, 영화에 어떤 내용이 담길 지 제작단계부터 원작 팬들의 관심이 컸다.
'미 비포 유'는 우연한 사고로 가슴팍 밑으로 죄다 마비된 윌의 눈물젖은 나날과 그의 삶에 불쑥 끼어든 루이자의 이야기다. 사는 곳부터 하는 일, 성격까지 극명하게 다른 두 주인공이 우연히 만나 마음을 나누는 과정이 유쾌하고 산뜻하며 때론 뭉클하게 펼쳐진다.
대학도 포기하고 6년간 식구들을 먹여살린 루이자는 한 번도 처지를 원망한 적 없는 착한 아가씨다.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은 루이자는 두둑한 보수를 약속한 노부부를 만나고, 사고로 전신이 마비된 그들의 아들을 돌보게 된다.
루이자와 윌의 만남은 처음부터 어긋난다. 창창했던 미래를 한순간에 잃어버린 윌은 툭하면 사람을 비꼬고 상황을 비관한다.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는 말을 달고 다닐 만큼 어두운 윌. 그랬던 그가, 루이자를 만나며 조금씩 변해가는 과정이 111분간 아주 담담하게 이어진다.
주인공 루이자와 윌을 연기한 에밀리아 클라크와 샘 클라플린의 하모니는 정말이지 최고다. 툭하면 들이대고 뭐든 저질러놓고 보는 에밀리아 클라크의 긍정적인 표정과 몸짓은 사랑스러움 자체. 생애 최고의 순간에 모든 걸 잃고 스스로를 저버린 샘 클라플린의 연기도 진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미 비포 유'는 누구나 한 번은 겪는 인생의 마지막 이벤트 죽음을 다뤘다는 점에서 로맨스보다는 드라마에 가깝다. 로맨틱한 분위기는 조금 걷어내는 대신, 저마다 인생을 돌아보게 하는 메시지를 준비해 객석에 깊은 여운을 준다.
존엄사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음에도 이야기가 처지지 않는 건 에밀리아 클라크의 힘이다. 알록달록 캔디처럼 톡톡튀는 4차원 패션을 쉬지않고 선보이는 에밀리아 클라크는 연신 유쾌한 웃음을 준다. 머리 위로 쏟아지는 수많은 별을 함께 바라보고, 난생처음 근사한 드레스를 빼입고 모차르트를 감상하는 루이자와 윌의 짧지만 아름다운 동행을 보노라면 흐뭇한 미소가 절로 떠오른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