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신사업 보류ㆍ실적부진.."골든타임 놓칠라"
[뉴스핌=정광연 기자] 정부의 인수합병 인허가 절차가 기약없이 늘어지면서 CJ헬로비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기업 성장을 견인할 각종 신사업 전략이 모두 보류됐지만 이렇다 할 대안조차 없어 속않이만 하고 있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태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직원들의 피로도가 극에 달해 하루빨리 결과가 나오기만을 간절히 바라는 상황”이라고 20일 밝혔다.
인수합병 인허가 절차가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CJ헬로비전의 신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일련의 움직임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SK텔레콤이 CJ오쇼핑으로부터 CJ헬로비전 주식 30%를 인수하고 SK브로드밴드와의 합병을 선언한 지난해 11월 이후 7개월 넘게 제자리 걸음만 반복하고 있는 셈이다.
CJ헬로비전 |
가장 큰 불안은 방송 시장 확대와 자사의 지속 성장을 모두 꾀할 수 있는 이른바 ‘골든타임’을 속절없이 놓치고 있다는 점이다.
CJ헬로비전의 올 1분기 실적은 매출 2928억원, 영업이익 2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85%, 6.64% 감소했다.
주력 사업인 케이블TV의 ARPU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 줄어든 8013억원에 그쳤다. 매출과 영업이익, ARPU 모두를 반등시킬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앞선 관계자는 “지상파와 종편, IPTV 등과 경쟁해야 하는 케이블TV 입장에서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필요한데 우리는 이를 통신과의 ‘융합’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한 후 “무엇보다 이번 인수합병이 통신 시장 점유율 논란에만 맞춰지면서 좋은 콘텐츠를 제공해야 하는 케이블TV의 의무와 이를 누릴 수 있는 시청자의 권리가 외면받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CJ헬로비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지만 정부가 언제 인수합병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 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있다. 지난해 12월 1일 승인신청을 받는 공정거래위원회가 6개월 가까이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20대 국회가 이번 인수합병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면서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당초 인수합병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던 야권이 주도권을 확보한 20대 국회가 개입할 경우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예측하기 힘들다.
업계 관계자는 “세밀하고 면밀한 검토는 필요하겠지만 CJ헬로비전의 공회전이 반년 넘도록 이어지고 있는 건 문제가 있다”며 “CJ헬로비전이 국내 방송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정부의 조속한 심사 처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정광연 기자(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