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하량 증가 기대, 온실가스는?…배출부채 선제적으로 생각해야
[뉴스핌=한태희 기자] 시멘트업계가 오랜만에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9월까지 시멘트 국내 수요는 지난 2014년 같은 기간보다 11% 늘었다. 정부의 부동산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전방산업인 건설업이 다소 살아난 덕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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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아파트 착공 물량이 늘면서 시멘트업황은 괜찮을 전망이다. 그러나 모처럼 찾아온 호황기에 시멘트사가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부문이 있다. 앞으로 발목을 잡을 우려가 높은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대처방안이다.
10-16-20-21-23-29-33.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순으로 국내 기업을 줄 세웠을 때 대형 시멘트사의 위치다. 특히 10위인 쌍용양회는 삼성전자(17위)보다 온실가스를 2배 많이 배출한다. 온실가스를 그나마 적게 배출한다는 아세아시멘트(33위)도 현대자동차(46위)보다 2배 많다.
시멘트사가 온실가스 배출 주범이란 오명을 쓴 이유다. 문제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가 쉽지 않다는 것. 정부가 배출 할당량을 정해줬지만 시멘트사에겐 턱없이 부족하다. 석회석을 시멘트로 만드는 과정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공정이기 때문이다.
에어컨 판매 회사는 제품이 반품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 반품 비용을 마련해둔다. 일종의 미래 보험인 셈이다.
이처럼 시멘트사는 온실가스 감축 노력과 병행해 배출부채를 쌓고 있다. 배출부채는 충당부채의 한 종류다. 기업은 매출이 생기면 수익과 비용 원칙에 따라 향후 비용이 될 요소를 충당부채로 잡는다.
지난해 쌍용양회는 55억원, 현대시멘트는 39억원, 한일시멘트는 38억원의 배출부채를 적립했다. 시멘트 출하량 증가가 기대되는 올해는 이보다 다소 늘어날 전망이다.
배출 부채가 늘수록 회사에는 부담이다. 하지만 불확실성 제거라는 점에서 더 큰 이득이 있다. 미래의 막대한 비용 증가에 대비해 체계적으로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시멘트 출하량을 예상해 계산하면 제조 원가관리에 도움이 된다. 탄소배출량이 당초 예상보다 적을 때는 배출부채 환입도 기대할 수 있다. 온실가스 감축은 눈 앞에 닥친 현실이다. 당장 다음달에 1년간 성과를 정부에 보고해야 한다. 앞서 움직여야 오랜만에 찾아온 호황기를 지속적으로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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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