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연준 금리인상 가능성 평가절하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세계 최대 채권펀드 업체 핌코에서 인신공격성 다툼과 불화로 세간에 화제를 일으켰던 빌 그로스 야누스 캐피탈 펀드매니저와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자문이 한 목소리를 내 관심을 끌었다.
4월 고용 지표 부진을 근거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빌 그로스<사진=블룸버그통신> |
지난 3월 회의에서 연준이 온건한 정책 기조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데 이어 4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16만건에 그치자 채권시장 트레이더는 물론이고 골드만 삭스와 씨티그룹 등 주요 투자은행(IB)도 앞다퉈 올해 금리인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연방기금 금리 선물이 반영하는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10%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다. 국내외 경기 상황을 감안할 때 연준이 내달 긴축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그로스와 엘-에리언은 6월 금리인상이 불발될 것으로 점치고 투자 전략을 세웠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며 경고하고 나섰다.
그로스는 9일(현지시각)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연준이 내달 두 번째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엘-에리언 역시 블룸버그통신의 칼럼을 통해 고용 지표 부진에도 연준이 올해 두 차례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채권시장에서 여전히 강자로 꼽히는 이들 투자가는 단기물을 중심으로 채권 수익률이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라는 데 입을 모았다.
그로스는 “재닛 옐런 의장은 고용 지표의 헤드라인 수치보다 시간당 평균 임금 추이를 더 주시하고 있다”며 “지난달 임금 상승률 2.5%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웃도는 수치였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투자자들 사이에 금리인상 기대감이 크게 꺾이면서 2년물 국채 수익률은 지난 6일 3개월래 최저치인 0.68%까지 밀린 뒤 간신히 0.7% 선을 회복한 상황이다. 10년물 수익률 역시 이날 장중 2bp 하락해 1.75%에 거래됐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출처=블룸버그통신> |
엘-에리언은 고용 지표 부진에도 한층 안정감을 보이는 금융시장 상황과 달러화의 최근 하락이 연준의 금리인상에 정당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올해 두 차례의 긴축이 예정대로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다.
연준의 6월 통화정책 결과와 무관하게 국채 수익률이 과도하게 낮다는 주장도 나왔다. 도이체방크는 금융시장의 가장 커다란 리스크가 채권 가격 조정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향후 금리인상 가능성의 국채 수익률 반영이 지극히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한편 고용 지표 악화로 내달 금리인상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크게 꺾였지만 달러화가 강한 내성을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6일 통화정책 의결권을 가진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올해 두 차례의 금리인상이 적절하다고 밝힌 데다 일본은행(BOJ)의 경고에 따른 반응으로 풀이된다.
이날 장중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1% 이상 상승, 달러/엔이 108엔 선으로 뛰었다. 유로화와 파운드화에 대해서도 달러화는 완만하게 상승해 달러 인덱스가 장중 0.2% 올랐다.
이와 관련, 샤랼람보스 피수로스 아이언FX 글로벌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6월 금리인상 여지는 낮은 것으로 보인다”며 “달러화는 경제 지표에 민감하게 일희일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