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산업서 3D프린터 '맹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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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고은 기자] "고객님, 구강을 스캔한 뒤 아름다운 치아를 '인쇄'해드릴께요."
아름다운 미소를 위해 필요한 것은 '고르고 깨끗한 치아'다. 이 치아가 '인쇄'되고 있다는 소식이 나와 주목받고 있다.
개별 맞춤 생산, 다품종 소량생산이 저렴한 값에 가능한 3D 프린터 기반 제조환경에서 의료 산업도 달라지고 있다. 치아는 개개인이 모두 고유한 형태를 가졌기 때문에 최근까지 5000년간 이어온 전통적 수작업 방식인 매몰주조법에 의존해왔지만, 3D 프린터를 갖추면 디지털 스캔만으로도 기계 한 대당 200개의 치과용 크라운을 제작할 수 있다.
<사진=블룸버그> |
◆ 입 안으로 들어온 3D 프린터
많은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했겠지만, 4차 산업혁명의 결실은 이미 우리 입 안까지 들어왔다. 수천만개로 추산되는 치과용 크라운, 브릿지(부분 의치), 치아교정기가 이미 3D 프린터의 도움을 받아 제작되고 있다.
지금까지 의치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주로 밀랍으로 만들어진 개개인의 치아 모형이 필요했다. 그 위로 세라믹 케이스를 씌우고, 밀랍을 녹여서 다시 빼낸 이후에 비어있는 부분에 다시 녹은 금속을 부어넣어서 만드는 식이다. 이 '매몰 주조법'은 노동 집약적인데 비해 그다지 정밀하지도 않은 방법이다. 의치 제작은 현재까지 5000년간 이 방법에 의존해왔다.
영국 산업기계 전문업체 '레니쇼'는 이 작업을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수행한다. 레니쇼의 미스킨 제조공장은 3대의 3D 프린터를 갖추고 있으며, 곧 대수를 늘릴 계획에 있다. 레니쇼의 3D 프린터는 한 대당 200개 이상의 치과용 크라운과 브릿지를 생산할 수 있다. 환자의 치아를 디지털 스캔하는 것만으로 각 환자의 고유한 구강구조를 그대로 본뜬 치아가 만들어진다.
기계는 레이저를 이용해 코발트 크롬 합금 가루를 안정적으로 녹여 필요한 형상으로 만든다. 이 과정에서 페인트가 마르기를 기다리기 위해 8시간에서 10시간 정도가 소요되지만, 이 시간 동안 사람의 관리는 필요하지 않다. 완성품이 만들어지면 유럽 전역의 치기공과로 보내져, 치기공사가 도자기 층을 덧씌운다. 일부 연구진들은 해당 과정까지 3D 프린터가 수행할 수 있도록 연구를 진행중이다.
◆ 보청기, 고관절, 턱뼈까지.... 의료산업 속 3D 프린터
<사진=블룸버그> |
3D 프린터의 진출 영역은 치과만이 아니다. 3D 프린터 제조현황을 조사하는 미국 자문회사 팀 캐프리 월러스 연합이 추산한 것에 따르면 2000년부터 약 6000만개 이상의 소비자 맞춤형 보청기가 3D 프린터로 제조됐다.
3D 프린터로 제작된 정형외과 임플란트는 이미 수십만명의 사람들이 몸에 지니고 살아가고 있다. 의족·의안·의치 등 인공 보철 삽입부터 고관절 대치술, 티타늄 턱뼈에 이르기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더불어 3D 프린터의 도움으로 좀 더 정확한 수술이 가능하게 된 케이스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매년 약 10만개의 인공관절이 3D 프린터의 도움으로 환자의 무릎 안으로 들어간다.
사람 몸의 형상과 크기는 모두 고유하기 때문에,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한 3D 프린터가 의료산업에 빠르게 진출하고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3D 프린터는 재료를 여러 층으로 겹쳐서 물체를 제작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컴퓨터이용설계(CAD)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의료 스캔을 CAD 파일로 입력시키면 바로 제작이 가능하다. 해당 소프트웨어는 같은 제품을 대량으로 찍어내는데 최적화되어있는 기존 공장보다 빠르고 또 저렴하게 제조방식 변화가 가능하다.
시장가치 700억달러(약 80조원)에 이르는 기계-공구 시장과 비교했을때 3D 프린터 시장은 아직 미미하다. 그러나 헬스케어 산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월러스 연합은 3D 프린터를 통한 상품과 서비스 시장이 지난해 26% 성장했으며, 약 52억달러(약 6조원)의 시장가치를 지니는 것으로 추산했다. 컨설팅 전문업체 맥킨지는 2025년까지 3D프린터가 5500억달러(약 627조원)의 경제적 효과를 일으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