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전초기지로 동남아 공략…메신저 넘어 '앱 허브' 역할
[태국(방콕)=최유리 기자] 네이버의 글로벌 메신저 라인이 일본을 넘어 태국을 공략한다. 모바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태국을 동남아시장 공략의 전략국가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태국을 겨냥한 무기는 '비욘드 메신저'다. 라인을 메신저 뿐만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를 연결하는 '허브'로 만들겠다는 것.
◆ 태국은 제 2의 전략국가…사용자·사업자 잇는 연결고리
라인은 3일 태국 방콕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사업 현황과 향후 방향성을 소개했다.
총 3300만 현지 가입자를 보유한 태국은 라인의 주요 전략 국가 중 하나다. 이는 태국 전체 인구(6800만명)의 절반 가량이다. 모바일 인터넷 인구인 4000만명 기준으로는 80% 이상이다.
아리야 바노미옹 라인 태국법인장은 3일 태국 방콕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사업 현황과 향후 방향성을 소개했다. <사진=네이버> |
신중호 라인주식회사 최고글로벌책임자(CGO)는 "일본 다음으로 대만에서 라인의 성적이 좋았지만 작년부터 태국의 DAU(일간 활동 이용자수)가 대만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실제로 태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라인TV는 다운로드 800만을 넘어섰다. 지난해 라인으로 공개한 드라마 '호르몬 3' 시리즈는 1억8000만 이상의 재생 수를 기록했다. PC, TV 등 미디어를 제치고 콘텐츠 유통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라인뮤직의 경우 태국 제 1 미디어 그룹 GMM 등 현지 업체들과 손을 잡으면서 태국 내 최다 음원을 보유하게 됐다.
라인은 태국 현지 광고주들이 사용자들과 만나는 마케팅 연결고리 역할도 하고 있다. 실제로 250여개 브랜드와 기업이 라인 공식 계정을 이용하고 있다. 공식 계정으로 이용자들에게 할인 정보를 보내고 기업을 알리는 방식이다.
라위판 프라캅와나킷 태국 던킨도너츠 마케팅 담당 이사는 "라인을 통해 쿠폰을 발송한 결과 8일 동안 1400만바트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면서 "이용자들이 항상 손에 들고 있는 메신저이기 때문에 접근성이 높은 채널"이라고 평가했다.
◆ 실생활 서비스 라인 속으로…'스마트 포털' 전략이 무기
향후 태국의 성장성은 더 크다. 통신 인프라가 개선되면서 스마트폰 보급률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서다. 특히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과 인접하고 있어 동남아 진출의 전초기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리야 바노미옹 라인 태국법인장은 3일 태국 방콕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사업 현황과 향후 방향성을 소개했다. <사진=네이버> |
통신 제조사 에릭슨에 따르면 지난해 태국의 4G 및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는 전체 모바일 사용자의 6%에 불과했다. 이후 모바일 보급률이 빠르게 오르며 2018년에는 30%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아리야 바노미옹 라인 태국법인장은 "태국은 인터넷보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더 높은 모바일 퍼스트(Mobile First) 국가"라며 "스마트폰이 전자상거래나 동영상 시청의 중심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태국을 공략할 전략으로는 '스마트 포털'을 내세웠다. 포털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하듯 라인으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앱)을 연결하는 관문 역할을 하겠다는 설명이다.
모바일을 통해 실생활 서비스와 사용자를 연결하는 '라인맨'이 대표적이다. 라인맨은 생필품 배달 등을 전문으로 하는 심부름 서비스다. 이를 위해 라인은 태국의 음식배달 업체 '라라무브', 택배업체 '왕나이'와 손잡았다. 별도 앱을 다운받을 필요 없이 라인에서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아리야 태국법인장은 "메신저 이상의 역할로 라인이 이용자들의 메인 앱이 돼야 한다"며 "채팅 이상의 일상 서비스를 제공해 이용자들을 라인으로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콕/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