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지원 기자] 발레를 전공한 무용수, 화려한 런웨이에 서던 모델을 거쳐 배우가 된 지 4년. 배우 이재준(26)은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차근차근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지상파 첫 주연작인 KBS 1TV 일일드라마 ‘우리집 꿀단지’를 마쳤다. 이재준은 극중 성실한 청년 강마루를 연기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긴 호흡을 촬영한 터라 시작부터 부담감도, 어려움도 컸다. 장면 간의 감정을 이어가는 것부터 서 있는 자세까지 뭐 하나 쉬운 게 없었다.
“마치고 나니 후련해요. 한편으로는 앞으로 더 채워가야 할 것들이 많아진 것 같아 답답하기도 하고요. 연기는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도 드라마 속 마루가 성장했듯이 저도 조금은 성장하지 않았을까요?”
그 성장의 밑거름에는 선배와 동료들의 따뜻한 조언이 있었다. 최명길, 이영하, 최재성 등 대선배들과 함께 연기한 만큼 그들의 연기를 바로 곁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큰 공부가 됐다.
“모든 선생님들이 서 있는 것부터 입모양, 표정까지 하나하나 다 잡아주셨어요. 특히 극중 양아버지였던 이영하 선생님은 제 생일파티도 직접 열어주셨어요. 촬영 초반이라 다들 어색한 상황이었는데 일부러 술자리를 만들어 주신 거죠. 그 뒤로 훨씬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모든 잘 되는 드라마가 그렇듯 ‘우리집 꿀단지’ 역시 현장 분위기가 좋았다. 이재준을 비롯해 송지은, 서이안, 김민수 등 젊은 연기자들은 따로 단체 대화방도 만들고, 가끔 술도 한 잔씩 기울였다. 동갑내기 송지은과는 친한 친구가 됐다.
“(송)지은이는 극중 오봄 캐릭터랑 똑같아요. 아주 밝고 긍정적인 친구예요. 착하고요. 둘 다 연기 경력이 많지 않다보니 초반에는 서로에게 신경을 못 썼어요. 자기 꺼 소화하기 바빴거든요. 어느 정도 적응한 뒤에는 전화로 대본을 맞춰보고, 촬영 중간 서로 의견도 많이 나눴어요.”
연기 롤모델은 같은 소속사 선배인 전도연이다. ‘우리집 꿀단지’ 촬영으로 바쁜 와중에도 새벽에 심야영화로 ‘남과 여’를 챙겨봤을 정도다.
“전도연 선배님이야 말로 믿고 보는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죠. 칸에서 여우주연상을 타기도 했고요. 전도연 선배님의 영화를 다 보고 나니 가슴이 먹먹해지더라고요.”
주어지는 역할이면 뭐든 할 테지만 ‘악역’이나 ‘싸이코패스’처럼 개성이 강한 캐릭터는 꼭 해보고 싶다. ‘예능’에도 관심이 있다.
“평소 여행을 좋아해서 ‘꽃보다 청춘’ ‘정글의 법칙’ 같은 프로그램에 관심이 있어요. ‘우리 결혼했어요’에서도 불러주시면 감사하겠고요. 그럼 드라마에서와 달리 저의 또 다른 매력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7개월을 내달린 이재준은 잠시 휴식기를 가진 뒤 차기작을 정할 예정이다.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부족한 점도, 채워야 할 것도 많다는 걸 알았어요. 숙제가 더 많아 진 것 같아 마음이 무겁지만, 앞으로 믿고 볼 수 있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할게요.”
[뉴스핌 Newspim] 박지원 기자 (pjw@newspim.com)·이형석 기자 (leeh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