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태리가 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아가씨’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뉴스핌=장주연 기자] 박찬욱 감독이 선택한 신인, 배우 김태리가 처음으로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태리는 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아가씨’(제작 모호필름·용필름, 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 제작보고회에 참석, 데뷔 소감부터 촬영 에피소드 등 영화 전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1500:1을 뚫고 ‘아가씨’의 주연 배우로 데뷔하게 된 김태리는 “‘아가씨’로 처음 인사드리게 됐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첫 인사를 건넸다. 극중 김태리가 맡은 역할은 백작과 거래를 한 하녀 숙희. 김태리는 “진짜와 가짜를 가려내는 재주가 타고났다고 자부하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당찬 성격을 잃지 않는 인물로 백작의 제안을 받고 아가씨의 하녀가 되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태리는 첫 영화의 준비 과정을 회상하며 “본격적으로 촬영 들어가기 전에 리딩도 많이 하고 감독님과 따로 많이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다. (촬영 자체가) 처음이니까 모르는 게 있으면 물어보고 그랬다. 다행히 감독님이 그런 걸 좋아하시고 함께 아이디어 내시는 거 좋아하셨다”며 박찬욱 감독에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김태리는 또 박찬욱 감독이 해 준 말 중에 어떤 게 가장 기억에 남느냐는 질문에 “오디션 보다가 감독님이 ‘나는 너로 정했다’고 하신 말씀이 마음에 오래 남았다. 그 말 듣고 혼자 카페에 가서 시나리오를 한 번 더 읽었다. 굉장히 벅차고 설레고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마음보다는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고 답했다.
이에 박찬욱 감독은 “신인이라면 그렇겠지만, 겁을 내더라. 두려워해서 용기를 준다고 한 소리였다”면서도 “사실 임자를 만나면 느껴지는 게 있다. (김태리 캐스팅은) 그런 본능적인 직감에 의한 선택이었다. 자신만의 독특한 것이 있으면서도 선배들 사이에서 주눅들지 않는 점을 높이 샀다”고 밝혔다.
배우 김민희와 김태리가 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아가씨’ 제작보고회에서 간담회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촬영 내내 박찬욱 감독 외에도 김태리에게 힘을 준 이는 또 있었다. 바로 선배 김민희. 김태리는 “감독님이 좋아하는 여배우 누구냐고 해서 (김민희) 언니를 말했을 정도였다. 그때 제가 언니에게 푹 빠져서 출연작들을 몰아보고 있을 때였다. 그런데 함께하게 돼서 너무 행복했다. 언니 옆에서 지켜보면서 많이 배웠고 즐거웠다”고 말했다.
이어 김태리는 “제가 역할이 하녀라서 아가씨랑 붙어 있는 신이 많았다. (김민희) 언니가 현장에 촬영한다는 거만으로 힘이 됐다”며 해맑게 웃었고 김민희는 “(김태리가) 신인답지 않게 현장에서도 잘하고 당차고 솔직하다. 제가 도와준 건 없다. 너무 잘했다. 오히려 더 고마웠다. 너무 귀엽다”고 화답했다.
끝으로 김태리는 “사실 이렇게 앞에 나서는 게 실감이 안났는데 오늘에서야 조금 실감 난다. 오래 준비했고 정말 잘 나왔을 거 같다. 기대 많이 해달라”는 당부의 말을 덧붙였다.
한편 제6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선정된 ‘아가씨’는 1930년대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와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 그리고 백작에게 거래를 제안받은 하녀와 아가씨의 후견인까지, 돈과 마음을 뺏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오는 6월 개봉.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