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회장 해명과 달리 실제 법률상 문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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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박민선 기자] 최현만 미래에셋그룹 수석 부회장이 박현주 회장을 적극 보좌하기 위해 증권으로 복귀하기로 한 가운데 최 부회장의 미등기임원 자격을 두고 그 속내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대기업 오너들이 대주주 책임경영 차원에서 등기임원으로 전환하는 추세와도 다소 엇갈린 행보다.
박 회장 역시 미등기임원으로 미래에셋대우 회장직을 맡기로 했는데 이 또한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평가다. 구(舊) 대우증권 정관상 이사회가 등기이사만을 상근 혹은 비상근 회장으로 선임할 수 있게 돼 있다. 이에 박 회장은 내달 열리는 미래에셋대우 이사회에서 정관 변경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미래에셋대우 상반기 경영전략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미래에셋자산운용 회장직을 맡아온 박 회장이 미등기임원으로 바뀐 것은 지난해 3월 27일. 박 회장은 이와 관련해 "현실적으로 경영하는 데 있어 운용사에 (등기임원을) 해놓으면 다른 분야 경영을 못하게 해놓아 3개사(증권, 운용, 보험)에 다 들어갈 수 없어 미등기로 바꿨다"고 최근 공식석상에서 설명했었다. 법률상 문제로 인해 미등기임원으로의 전환이 불가피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경영 관여에 있어 법률상 등기 여부는 문제될 것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르면 투자자문업자 또는 투자일임업자의 상근 임직원이 계열회사의 비상근 임직원을 겸직하거나, 투자자문업자 또는 투자일임업자의 비상근 임직원이 계열회사 임직원을 겸직하는 경우 미리 금융위원회의 확인을 받으면 된다. 이는 임원 겸직으로 인한 정보교류 및 이해상충을 방지하고자 하는 취지에 따른 것일 뿐 등기 여부는 무관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 증권사 법무 담당자는 "두개 이상 회사의 임원 겸직을 금지하기 위한 조항으로 등기임원·미등기임원의 차이는 없다"며 "당국에 보고하고 승인이라는 절차가 따로 있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미래에셋 측에서도 "(등기임원으로 재직시) 법률적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확인했다.
미등기임원 신분을 고수하는 박 회장의 방침은 금융투자업계 내 다른 오너 기업들과도 차이를 드러낸다.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은 동원증권 시절부터 등기임원 자격으로 계열사 경영을 주도해오고 있다. 대신자산운용, 대신저축은행 등 7개 계열사를 두고 있는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 역시 지난 2005년 이후 등기임원으로 회장직을 수행 중이다.
<사진=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 부회장. 미래에셋금융그룹 제공> |
최 부회장의 미등기임원 선임 역시 논란의 여지가 남는다. 미래에셋그룹 임원인 최 부회장이 굳이 등기임원으로 선임되지 않을 이유가 있냐는 데 대한 의문이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최 부회장의 경우 등기임원이 아니더라도 그룹 내 수석 부회장으로서 증권에서 역할을 수행하는 데 전혀 무리가 없다는 판단에서 미등기임원으로 선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최근 책임경영을 강조하는 경제계 분위기와도 다소 동떨어진 결정이라는 평가가 많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을 포함한 오너 일가는 모두 계열사의 등기이사를 맡아 대주주 책임경영을 선언한 상태.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과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과 GS그룹 허창수 회장 등도 등기임원으로 경영일선에 나서고 있다.
등기이사로 선임되면 이사회의 주요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결정된 사안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도 지게 된다. 또 5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을 경우 공시 의무가 있다. 반면 미등기임원은 이 같은 책임에서 자유롭다는 점에서 꾸준히 논란이 불거져 왔다.
정제규 기업지배구조연구원 박사는 "미등기임원의 경우 실제 법리적 책임을 묻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요건이 부합해야 책임소지 등을 물을 수 있는 한계가 있다"며 "등기이사가 아닌 상태에서 기업 경영에 실질적 영향력을 미치기보단 등기임원으로서 법에 의한 책임을 부담하고 의무를 지키는 것이 보다 바람직한 자세"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