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예측서 650억달러 몰려…발행액의 4배
입찰참가자들 "아르헨 정부 친시장 정책 덕분"
[뉴스핌= 이홍규 기자] 아르헨티나가 15년 만에 국제 자금조달(채권발행) 시장에 성공적으로 복귀했다. 애초 발행 예정이었던 금액보다 4배 많은 수요가 몰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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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 (가운데) <사진=블룸버그통신> |
18일 자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번에 아르헨티나 정부가 글로벌채권 발행을 위해 실시한 수요 예측 조사 결과 응찰액이 650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예정 발행액 150억달러보다 4배 많은 수준이다.
예정대로 150억달러를 발행할 경우 이는 20년 전 멕시코가 발행한 160억달러 이후 신흥시장 글로벌채권 발행액으로 최대 규모가 된다.
수요가 대거 몰리자 제시 금리도 예상보다 낮아졌다. 10년물 금리는 예상보다 낮은 7.5%~7.625% 사이에서 책정될 전망이며, 3년과 5년물은 각각 6.4%와 7% 수준에서 발행될 예정이다. 30년물은 8% 정도다. 앞서 전문가들은 10년물 금리가 약 8% 정도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번 채권 발행은 HSBC와 도이체방크, JP모간, 산탄데르 등이 공동 주간사로 참여했다.
◆ 아르헨 디폴트 선언 이후 15년 만에 시장 복귀
아르헨티나는 지난 2001년 1000억달러 규모의 디폴트(부도)를 선언했다. 이후 채권단과 소송에 휘말리면서 15년 간 해외 채권 발행을 중단해야만 했다. 이는 디폴트 이후 채권 발행을 재개했던 코트디부아르와 에콰도르와는 대조적이다. 유로존 재정위기 때 국가 부도를 맞은 그리스도 2014년 당시 채권을 발행했다.
이번 아르헨티나의 채권 발행에 시장 참가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인건 지난해 12월 취임한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의 친시장 정책 때문이다.
에버딘 자산운용의 앤서니 사이먼드 분석가는 "아르헨티나는 신흥 시장에서 최고의 경제 정책을 갖고 있는 국가 중 하나"라면서 "아직까지 아르헨티나의 채무 상환 능력이 입증되진 않았지만 우리는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아르헨티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한 점도 참가자들의 투심을 지지했다. 지난 15일 무디스(Moody's)는 아르헨티나의 정책 개선과 채권단과의 채무상환 합의 가능성을 반영해 등급을 'Caa1'에서 'B3'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달 말 아르헨티나 상원은 정부의 채무상환안을 최종 승인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