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후퇴는 일시 조정…매수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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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최근 국제 금 가격이 주춤하며 장기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었지만, 헤지펀드를 비롯한 투기 세력이나 투자은행들 사이에서 강세 베팅이 진행형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금리 추가 인상 전망이 후퇴한 덕분에 금 가격은 올 1분기 30년래 최대 분기 상승을 기록했다. 이후 금 가격은 횡보세를 보였고 지난주에는 리스크 선호 심리가 다소 회복되면서 3주 만에 첫 주간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처럼 금 가격이 흔들리는 것과 관련, 전문가들은 장기 랠리에 따른 피로감으로 가격이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일 뿐 매도 쪽으로 분위기가 전환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금 값은 올 초 이후 15% 넘게 오른 상태로 이는 최근 하락세가 조정일 뿐이지 완연한 매도 흐름이 나타났다고 보긴 어렵다는 설명이다.
금 선물 가격 1년 추이 <출처=블룸버그> |
◆ 선물+ETF, "매수베팅"… IB도 "금사라"
17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은 선물 및 옵션 시장과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투자자들은 금값 추가 상승 베팅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 12일까지 일주일 동안 금 선물 및 옵션에 대한 순매수 포지션은 18만4218계약으로 2012년 10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3월 중순 이후 랠리가 멈춘 상태임에도 보유 금 규모는 두 달 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투자자들의 사자 행렬은 ETF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올 들어 136억달러를 금 관련 ETF에 쏟아 부었다. 이는 올해 상품관련 ETF로 유입된 전체 투자금의 80%에 달한다.
<이형석 사진기자> |
금 랠리가 좀 더 이어질 것 같다는 주장은 투자은행들(IB) 사이에서도 대세론으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모간스탠리는 올 4분기까지 금 가격이 온스당 1250달러로 지난 주말 종가인 1234.60달러보다 더 오를 것으로 점치고 있다.
HSBC는 달러 표시 금 가격이 상승 추세를 계속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금 매수를 권고했다.
JP모간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ABN암로, UBS, 도이체방크, 핌코, 블랙록 등도 모두 금 비중 확대를 주장하고 있으며, 세계 최대 재보험사 뮈니히 리(Munich Re)도 금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IB들 중에서는 골드만삭스가 예외적으로 금 약세론을 펼치고 있는데, 골드만은 연초부터 금 랠리가 꺼질 것이며 가격이 온스당 1000달러 수준으로 후퇴할 것이란 주장을 꺾지 않고 있다.
◆ 금 인기 비결은?
달러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금 가격이 오르막을 지속하는 데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장 굵직한 변수는 달러로, 금과 반대로 움직이는 달러가 그간 약세를 보이면서 금 값을 지지해왔다.
올 초만 하더라도 92%로 점쳐지던 올 연말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은 50%정도로 축소됐고, 미국의 저금리 정책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달러 반등을 저지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이 시원치 않은 상황에서 중앙은행들의 정책 옵션이 바닥나고 있다는 점도 투자 불안감을 키워 엔화와 더불어 안전 자산인 금의 인기를 더해주고 있다.
사상 최대 수준인 금 현물 수요도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올 1분기 금괴 판매량이 8192Kg으로 1년 전보다 35%가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고 있는 유럽에서도 금 수요는 증가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