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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지를 가다] 세종시 민심, '뉴페이스' 박종준 vs '구관이 명관' 이해찬

기사입력 : 2016년04월11일 13:56

최종수정 : 2016년04월11일 16:59

야권자 성향이 표심 좌우…젊은층 '신도심' 여론 안갯속

[편집자] 20대 총선은 박근혜정부 후반기 정국의 주도권을 누가 쥘 것인가의 갈림길이자, 내년 대선으로 가는 전초전 성격을 띠었다는 점에서 여·야의 사활이 걸렸다. 여야 각당에서 4ㆍ13 총선 목표 의석 수로 새누리는 '150석', 더민주 '130석', 국민의당 '40석'을 내세웠다. 하지만 유승민계의 무소속 출마로 여권 분열, 국민의당이 창당하면서 야권 단일화 여부, 총선 투표율 등 3대 변수가 표심의 향배를 가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뉴스핌은 4·13 총선 격전지 중 특히 한국정치와 경제에 큰 획을 그을 만한 후보들이 맞붙은 격전지를 분석한다.

[뉴스핌=김나래 기자] 선거 때마다 중요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권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세종시는 단연 주목받는 지역구다. 컷오프(공천 배제)에 반발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해찬 후보의 수성여부가 관심사다. 더민주는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를 역임한 문흥수 후보를 공천했고 다른 야권후보로는 전 청와대 행정관을 역임한 구성모 국민의당 후보와 여미전 민중연합당 후보도 있다.

현재 세종은 박종준 새누리당 후보와 이해찬 후보의 양강 구도며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가 형성되면서 야권의 표가 분산되고 있다.

세종시는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가 오차범위 안에서 이해찬 후보를 앞서는 형국이다. 조선일보가 여론조사기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세종 선거구에서 박 후보와 이 후보는 0.7%p차 접전을 보였다. 지지율은 박 후보 35.2%, 이 후보 34.5%다. 문흥수 더불어민주당 후보 7.2%를 기록했다. 조선일보 여론조사는 5~6일 세종 선거구 거주 만 19세 이상 남녀 509 명을 대상으로 해 유선전화면접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4.3%p, 신뢰수준 95%이다.

서울경제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8일 발표한 결과에서는 박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이해찬 후보에 앞섰다. 박 후보 지지율 35.8%, 이 후보 지지율 26.3%로 두 후보 간 격차는 9.5% 다. 문 후보 지지율은 12.6%다. 서울경제 여론조사는 5~6일 세종 선거구 거주 만 19세 이상 남녀 502명을 대상으로 해 유선ARS·유선전화면접·스마트폰앱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4.4%p, 신뢰수준 95%다.

박 후보는 경찰청 차장을 거쳐 박근혜정부에서 청와대 경호실 차장을 지냈다. 박 후보는 이해찬 의원에 비해 정치 경험이 짧은 것이 약점이다. 그러다보니 박 후보는 지역을 위해 '진짜 일하는 사람'을 뽑아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 이해찬 의원은 19대 의정활동 평가에서 본회의 참석, 법안 발의 등에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노무현 정부 때 국무총리를 지낸 이해찬 후보는 세종시 건설의 한 축이자 6선의 관록이다. 공천을 받지 못하자 무소속 출마라는 강수를 던졌다. 세종 시민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사실상 정치 생명이 끝날 가능성이 크다. 그는 이 지역의 초대 국회의원으로 세종시 특별법 개정을 이끌고, 한솔동 방음터널 설치 등의 현안을 해결했다. 또 4년동안 교육부 특별교부금 293억원을 확보한 바 있다.

정가와 지역 여론의 지지율 분석을 보면 박 후보는 세종시에서 영향력이 큰 꿈의교회 출신으로 알려지면서 지지도가 크게 올랐다. 실제로 박 후보는 지난달 13일 세종시 한솔동에 위치한 꿈의교회 예배에 참석해 인사를 하기도 했다. 공주 꿈의교회가 모교회인 세종 꿈의교회는 세종시 이전 인구가 늘어나면서 현재 등록교인만 5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시 유권자가 16만명이 넘는 점을 고려하면 판세를 바꿀 수 있는 요소로 충분히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한 박 후보가 새누리당의 3자 경선을 뚫고 본선에 나가면서 지지도를 끌어올리는데 한 몫했다.

반면 이 후보는 박 후보와 경합을 벌이자 막판 적극적인 선거운동을 계속하면서 지지율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종시는 전통적으로 야권 표가 많이 나온 곳이다. 지역 정가는 유권자 성향을 세종시의 당락 기준으로 꼽고 있다. 세종시의 유권자는 지난 19대 총선 당시 8만여명이었으나 4년 만에 16만7763명으로 2배 증가했다. 세종시 건설이 진행되면서 공무원 등 유입인구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연령대별 유권자는 30·40대가 8만2000여명, 20대가 2만4000여명이며 신도심 거주자가 많다. 젊은층과 이주 공무원이 집중돼 있는 신도심의 여론이 안갯속이어서 현재 여론조사를 기준으로 어느 후보가 앞선다고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세종시를 지역별로 나눠보면 2012년 처음 신설된 세종시 선거구는 크게 남쪽의 금강을 중심으로 한 신도시와 중앙의 조치원역을 중심으로 한 구도시로 나뉜다. 젊은층이 많은 신도시는 야당 성향, 구도시인 조치원은 여당 성향이 상대적으로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약으로는 후보를 선택하는 것이 어려워 보인다. 후보들이 발표한 대표 공약들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박종준, 이해찬, 문흥수, 구성모 후보 모두 ▲국회와 청와대 세종시 이전 ▲KTX 세종역 신설 ▲부족한 교육시설 확충 등을 내걸고 있어 차별화되기는 힘들어 보인다.

한편, 이번 총선에서는 세종시 국회분원 설치가 탄력을 받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세종시 공약은 충청권이라는 ‘중원’의 표심을 자극할 수 있는 카드란 점에서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채택된 이후 선거 때마다 정치권이 활용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여야 모두 '세종시 국회분원'을 주장하고 있어 장기적 과제로 향후 대선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총선을 기점으로 세종시가 실질적인 행정수도로 인정받고 새로운 전환점을 맞는 중요한 시기로 다가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뉴스핌 Newspim] 김나래 기자 (ticktock032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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