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금융권 잇단 대형 발주…SK C&C 치고 나가자 LG CNS 추격
[뉴스핌=최유리 기자] 금융권 차세대 전사시스템 시장이 긴 겨울을 끝내고 봄을 맞으면서 IT서비스 업계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특히 국내 IT서비스 3강인 삼성SDS가 금융사업에서 발을 빼면서 SK(주) C&C와 LG CNS의 맞대결이 뜨겁다. SK(주) C&C가 먼저 치고 나가는 모습이지만, 굵직한 발주가 남아 있어 경쟁은 이어질 전망이다.
8일 IT서비스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대형 금융권의 차세대 전산시스템 발주가 이어지고 있다. 차세대 전산시스템은 금융기관에서 효율적인 업무를 위해 도입하는 일종의 IT 인프라로, 통상 10년 주기로 이를 교체한다. 국내 금융 시스템 시장은 연간 4000억~5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차세대 시스템을 둘러싼 경쟁은 SK(주) C&C와 LG CNS의 2파전으로 진행되고 있다. 국내 IT 서비스 업계 1위인 삼성SDS가 2013년 금융 사업을 철수하면서다.
2파전에서 승기를 잡은 것은 SK(주) C&C다. SK(주) C&C는 지난달 교보생명의 차세대 시스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약 2500억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다. 앞서 SK(주) C&C는 우리은행 차세대 시스템 중 금융거래를 처리하는 계정계를 수주하기도 했다.
SK(주) C&C 관계자는 "금융 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크지는 않지만 그동안 다진 입지를 바탕으로 수주를 이어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LG CNS는 추격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지난 25일 SK C&C를 꺾고 카카오뱅크의 IT 시스템 구축 우선협상대상자로 부상한 것. LG CNS가 최종 사업자에 선정되면 약 10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에 돌입하게 된다. 기존 은행권 사업보다 작은 규모지만 회사는 첫 인터넷전문은행 시스템을 수주해 고무된 분위기다.
부진한 실적 탓에 금융 사업에 거는 기대는 더욱 크다. 지난해 LG CNS는 전년 대비 2.6% 줄어든 2조2099억원(연결기준)의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39억원으로 지난해 절반 수준에 그쳤다.
LG CNS 관계자는 "올해 금융 사업 수주 등을 통해 내년부터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사의 경쟁은 올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교보생명, 우리은행 외에도 대형 발주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2000억원 규모로 알려진 산업은행의 차세대 시스템 구축이 대표적이다. KB국민은행, BC카드, 흥국생명도 올해 발주에 나설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시스템 교체 주기가 돌아오는 대형 금융사들이 많다"면서 "IT 서비스 업체는 수주뿐 아니라 시스템 관리로 매출을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