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패시브를 넘나들다" & "성장+가치 적절한 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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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백현지 기자] 지난해 코스닥시장은 지수가 800선에 근접하는 등 강한 열기를 내뿜었다. 하지만 연말이후 이어진 중후장대 중심의 대형주가 선전하는 등 분위기가 바뀌며 증시 전망은 예측 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정 주식에 강하게 베팅하는 매니저는 본인의 운용 스타일이 먹히는 장에선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인다. 하지만 시장 방향이 바뀌면 극단적인 어려움을 겪는다. 변곡점을 미리 알고 대처하기 어려운 게 주식시장이다.
이런 시장 여건 속에서도 꿋꿋하게 중심을 잡고 가는 매니저, 운용 프로세스, 시스템이 있다. 한화자산운용의 박용명 상무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성창훈 주식운용본부장이 그런 매니저로 꼽힌다.단기적으로 화려한 성과는 거두지 못해도 고객의 진정한 욕구를 이해하고 있는 이들 매니저를 후배들은 존경한다.
◆ 유쾌하고 믿음직한 큰형님
박용명 한화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패시브와 액티브를 넘나드는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현재도 회사 내에서 ETF를 담당하는 패시브와 액티브를 총괄한다.
박 상무는 한화운용의 대표펀드인 '한화코리아레전드'펀드를 특정 운용스타일에 구애받지 않으면서도 시장 국면에 적극 대응하는 펀드로 키운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30대 초반에 주식운용팀장이 됐다. 전통 액티브펀드 뿐 아니라 국내 최초의 인덱스 뮤추얼펀드, 롱숏펀드 등을 운용했다. 이를 통해 패시브, 절대수익펀드까지 다양한 펀드를 경험했다.
지난 1999년 엔터테인먼트사 '제이엔터컴(J-entercom)'를 창업한 경험이 있을 정도로 주식시장 뿐 아니라 산업에 대한 이해도 깊다.
박 상무는 주식시장과 고객들과 겸손하게 소통하는 걸 중시한다. 사무실 책상 옆에 붙인 통(通)이라는 글자는 그의 투자철학을 한마디로 표현해준다.
지난해 펴낸 '어느 펀드매니저의 챌린지 레터'에는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보다 후배 매니저나 투자자에게 보내는 선배로서의 조언이 담겨 있다. 박 상무는 "지금까지의 경험들이 세상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저서를 통해 창업을 희망하는 젊은이들을 응원하며 "성공의 반대는 실패가 아니라 도전하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와 함께 일한 경험이 있는 한 후배 매니저는 "목포출신으로 맛집도 잘 아는 유쾌한 큰형님으로 (박용명 상무가 있는 자리는) 늘 즐겁다"며 "펀드매니저가 되고 싶어 하는 대학생들에게도 멘토로 적합하다"고 추천했다.
◆ 코스닥 버블, 금융위기를 넘어온 전문가
성창훈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1993년 대한투자신탁 지점 영업을 시작으로 금융투자업계에 발을 내디뎠다. 종합기획부를 거쳐 주식운용팀 매니저가 된 그의 투자철학은 코스닥 버블, 금융위기를 겪으며 겸손하고 견고해졌다. '균형감있는 긍정론'이다.
성 본부장은 "처음 펀드를 운용할 때가 1999년이었는데 당시 (IT버블이 한창이라) 코스닥이 아닌 종목은 주식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투자했다"며 "처음 탐방갔던 회사는 영업손실 10억원의 적자기업이지만 시가총액이 1조원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코스닥지수가 50분의 1수준으로 떨어지고 15일 연속 하한가 종목이 등장하는 것을 보면서 그는 과한 프리미엄을 주는 종목들을 경계하게 됐다. 당시 저평가 가치주였던 신세계, 농심, 아모레퍼시픽 등의 주가가 오히려 크게 올랐다.
이제는 시장이 바뀌었다. 가치주와 성장주 경계가 모호해진데다 가치주버블이 꺼지는 걸 경계해야한다는 게 성 본부장의 판단이다. 성장과 가치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가겠다는 의미다.
동시에 그는 "긍정론자가 이긴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바둑과 등산이 취미인 그의 성향에서 알 수 있듯이 신중하지만 균형잡힌 집중력이 그만의 강점이다.
신한BNPP는 매니저들의 로열티가 높고 인력 이동이 적은 회사로 유명하다. 성 본부장이 지난 2009년부터 자리를 지키며 후배들을 챙기고 격려한 점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게 회사 안팎의 평가다.
한 신한BNPP 관계자는 "성격이 온화하고 리서치와 운용과의 가운데서 조율을 잘해 운용역들이 많이 따른다"며 "균형잡힌 의사결정으로 본부장 역할에도 적임자"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