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 '고비', 긍정 에너지로 바꾼 통합형 경영전략가 2인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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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박민선 기자] 최근 1~2년새 가장 많은 변화를 겪은 증권사를 꼽으라면 단연 NH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이다. 이들은 증권업계의 장기 불황 속에서 혹독한 구조조정과 인수합병(M&A) 변화의 중심에 있었다.
우연의 일치일까.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새롭게 도약해가는 이들 회사의 경영전략담당 임원들의 캐릭터는 닮은 부분이 많다. 사내 각종 전략을 만들어서 끌고 나가야 하는 경영전략통. 자칫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변화의 시작점에서 회사는 유쾌한 리더십을 갖춘 리더들을 앞장세우면서 긍정적 에너지를 기반으로 조직을 단단히 하고 있다.
◇ '빛'처럼 빠른 판단력…염상섭 NH투자證 본부장
작년 말 기준 NH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4조5000여억원이다. 증권업계 최고 수준이다.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이 합병한 지 1년남짓된 지금 증권업계에선 이들의 합병에 후한 점수를 준다.
염상섭 경영전략본부장이 회사의 경영전략 브레인 담당 임원에 자리한 것도 합병을 기점으로 한다. NH투자증권은 자산관리(WM) 전략부장, 테헤란·GS타워 WMC센터장 등으로 현장을 누비던 소위 '날고 기던' 염 본부장을 6년만인 2014년 12월, 전략기획 담당자로 다시 불렀다. 염 본부장은 증권사 내부 가장 큰 조직 중 하나인 WM 전문가이자 인사 담당자로서 직원과 많은 소통을 해왔던 인물. 회사에선 내부 단합은 물론이고 금융투자업자로서 색깔을 강조하는데 있어 그를 적임자로 본 것이다.
염 본부장은 지난 1988년 LG증권으로 입사한 이후 줄곧 회사를 지켜온 정통 'LG파'다. 때문에 증권사 M&A와 관련해 업계에서 그 누구보다 많은 경험을 갖고 있었다. 지난 2004년과 2014년 회사가 두 차례의 큰 M&A를 거치며 많은 변화를 겪는 동안 염 본부장은 HR기획팀 등 전방위에서 활약해왔다.
강한 추진력과 빠른 의사결정력, 그리고 특유의 유쾌한 성격으로 동료 선후배 사이에서 신망이 높았던 것도 기용 이유 중 하나였다.
NH투자증권 한 직원은 그를 "야근을 없애준 선배"라고 표현했다. 업무 진행시 뛰어난 추진력과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염 본부장과 일하는 직원들은 불필요한 업무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직원은 "염 본부장은 각 분야에 대해 해박하고 판단력이 뛰어나 배울 점이 많은 상사"라고 귀띔했다.
또 평소 그가 직원들을 편하고 허물없이 대하는 만큼 고민이 있을때 그를 찾아 의논하는 후배들도 적잖다고 한다. 때문에 경영전략 임원으로서 기본 업무 외에도 다양한 갈등과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자리에는 언제나 염 본부장이 나타나곤 했다는 후문이다.
주식 시장을 둘러싼 각종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올해 증권사들의 수익성 창출은 쉽지 않다. 하지만 염 본부장은 지난해 실적에서 각 사업부가 좋은 밸런스를 보인 만큼 전 영역에서 Top-tier로서 역할을 해준다면 상대적인 성과를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염 본부장은 "자금운용 등 NH금융지주, 농협중앙회와의 네트워크를 통해 창출할 수 있는 시너지를 본격화할 사전 작업이 대략 마무리됐다"며 "올해는 각 사업부별로 다양한 시도를 통해 합병 시너지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 '본부장 형님' 김진완 유안타證 본부장
쓰라렸던 동양 사태를 거치며 새롭게 출발한 유안타증권은 출범 2년만에 중화권 전문 증권사라는 자기만의 색깔을 굳히며 시장의 한 축에 당당히 자리하고 있다. 중국 경제와 높은 연관성을 보이고 있는 국내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 유안타증권의 역할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끊임없는 변화를 주도해 나가야 하는 유안타증권의 '브레인' 역할은 기획통으로 인정받고 있는 김진완 경영전략본부장이 맡고 있다.
김 본부장은 지난 1992년 동양증권으로 입사한 후 25년째 한곳에서 자리를 지키며 회사와 희노애락을 함께 해 왔다. 특히 2009년부터 인사팀과 기획팀에서 회사 경영 방향과 전략에 대해 스터디한 것을 기반으로 2013년부터 경영전략부문 수장을 맡고 있다.
그는 동양사태 당시 인사 담담 임원직을 맡으며 누구보다 앞에서 어려움을 지켜봐야 했다. 특히 회사의 새로운 주인이 대만계라는 점은 직원들의 두려움과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요인이었다. 분위기는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김 본부장은 그럴 때일수록 곳곳에서 후배들을 챙기고 격려하면서 분위기를 바꾸는 데 앞장섰다.
평소 김 본부장 특유의 성격도 한 몫했다. 격식이나 허례허식을 싫어해 열살 아래 직원조차 "형님"이라고 부르게 만드는 것은 김 본부장만의 매력이자 강점. 오가는 복도에서 마주치는 직원들에게 가족 안부까지 챙겨 묻는 그이기에 따르는 후배 역시 많다. "당시에는 어쩔 수 없는 부담과 위축이 있었다. 하지만 스스로 먼저 망가지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정도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자청하고 항상 열린 생각과 행동을 하는 김 본부장을 보면서 큰 도움이 됐다." 한 후배의 고백이다.
물론 공적인 업무에서는 '칼'같이 정확하다. 잘못한 것이 있을 때는 매섭고 따끔하게 지적한다. 그는 새로운 것에 대해서도 큰 거부감이 없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내 '아이디어 뱅크'로도 불린다. 사적으로는 한없이 편하지만 업무에서만은 철저한 2중 인격자(?)랄까.
김 본부장은 "동양 당시만 해도 직원들이 어려운 구조의 상품들에 대해선 판매하면서도 확신이 없을 때가 있었다. 지금은 달라졌다. 중화권 특화 전문사라는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된 사회, 경제, 문화 관련 세미나에 대한 자발적 참여도가 훨씬 커졌고 분위기도 상당히 좋아졌다. 아직까지 신용등급 등이 타사 대비 미진하긴 해도 고객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풀을 갖고 있는 만큼 최근 출시한 티레이더 2.0을 비롯, 리테일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