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재촉 못해' 달러, 유로-엔 대비 하락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3월 비농업 부문 고용 지표가 시장의 예상보다 호조를 이뤘다. 하지만 달러화를 띄우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지난달 신규 고용은 21만5000건.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20만~21만건을 웃돌았다. 시간당 평균 임금 역시 전월과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3%와 2.3% 상승해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미 달러화<사진=블룸버그통신> |
지표 발표에 앞서 연방준비제도(Fed)가 거듭 온건한 정책 의지를 밝혔지만 이번 결과에 시장의 관심이 몰렸던 것은 고용 지표가 정책자들이 가장 주시하는 잣대 중 하나이기 때문.
노동부의 발표 직후 달러화는 고개를 들었으나 다시 주저앉고 말았다. 고용 지표 및 연준의 대응을 놓고 투자자들 사이에 엇갈리는 의견이 쏟아진 가운데 달러화는 유로화 및 엔화에 대해 뚜렷한 약세를 나타냈고, 6개 바스켓 통화에 대한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보합권에 갇혔다.
고용 지표 자체에 대한 평가가 대체로 긍정적인 가운데 연준의 정책 측면에서는 절반의 성공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올해 두 차례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밝힌 재닛 옐런 의장을 재촉할 만큼 합격점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간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노동 참여 인구가 늘어나고 있고, 고용도 향상되고 있지만 동시에 경제적 이유로 파트타임 일자리를 가진 근로자가 상당수에 이르는 것은 미국 경제 펀더멘털이 여전히 온전한 회복에 이르지 못한 정황을 드러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파트타임 근로자는 13만5000명 증가한 612만명으로 집계,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입사지원서를 작성하는 구직자들 <출처=블룸버그통신> |
크리스 가프니 에버뱅크 월드 마켓 대표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를 통해 “이번 고용 지표가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에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다만, 연말까지 금리인상을 옹호하는 매파의 목소리가 높아질 여지가 충분하다”고 전했다.
이번 고용 지표가 연내 두 차례 이상의 금리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을 높였다는 의견도 없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연방기금 선물 트레이더들의 6월 금리인상 전망은 이날 지표 발표 전 25%에서 30%로 상승했다.
TD증권과 하이 프리퀀시 이코노믹스 등 일부 증권사들은 연준이 6월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같은 기대감이 확산될 경우 이날 고용 지표 호조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인 달러화가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편 이날 장중 달러 인덱스는 0.01%의 좁은 박스권에서 상승과 하락을 반복, 뚜렷한 방향을 찾지 못했다.
유로화에 대해 달러화는 0.12% 하락했고, 엔화에 대해서도 장 초반부터 약세를 보인 달러화는 장중 낙폭을 0.8%까지 확대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