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시장 규제 완화에 이전에 없던 상품 출시
[뉴스핌=이지현 기자] 4월 들어 보험 신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이전에 없던 형태의 새로운 보험상품이 등장하고 있다. 보험자율화에 따라 보험사들이 예정이율(보험료를 만기까지 운용해 얻을 수 있는 예상 수익률)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게 되면서 전보다 다양한 상품들이 시도되고 있는 것.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알리안츠생명·교보생명·신한생명·삼성생명 등 생명보험사들이 이전에는 없던 형태의 신상품을 출시하고 판매에 나섰다.
알리안츠생명은 고객이 '고위험 고수익' 펀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변액연금보험 상품을 출시했다.
기존 변액연금보험은 고객이 낸 보험료에 대해서는 보험회사가 무조건 보장해야만 했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은 위험도가 높은 고수익 투자를 꺼렸다. 또 원금 보장을 위해 고객이 보증 수수료를 내야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금융감독원의 상품 규정 개정에 따라 고객이 보증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변액연금보험 상품이 나온 것. 알리안츠생명은 고객의 보험료(최저연금적립금)을 보장하지 않는 대신 주식편입비율 제한을 없애 고위험 고수익 투자가 가능한 '알리안츠 투자에 강한 변액연금보험'을 출시했다.
반대로 무조건 원금을 보장해주는 변액종신보험도 출시됐다.
변액종신보험은 변액연금보험과 달리 원금 보장이 안 되는 상품이다. 펀드 운용실적이 좋지 않으면 적립금이 낸 보험료보다 적은 경우가 있는 것.
교보생명은 펀드 운용실적이 좋지 않더라도 낸 보험료는 무조건 보증해주는 '교보 하이브리드 변액 종신보험'을 1일부터 판매한다. 펀드 운용실적이 좋지 않으면 상품을 일반 종신보험으로 전환할 수 있게 해 납입한 보험료를 보증해 준다. 단, 납입 최소기간은 20년이며 납입이 끝난 시점에서 10년이 지난 때부터 전환이 가능하다.
신한생명은 통신사의 '가족할인'과 비슷한 개념을 보험상품에 적용한 'THE 패밀리 랩'서비스를 출시했다.
가족 구성원에 맞춰 어린이 보험, 종신보험, 실버보험 등 5가지 보험상품을 패키지로 구성해, 가족이 함께 가입하면 보험 계약 건수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한 보험 상품에 가족 여러 명이 함께 가입하면 보험료를 할인 해주는 상품은 있었지만, 서로 다른 상품에 패키지로 가입하면서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처음이다.
이외에도 NH농협생명은 보험료가 오르지 않는 비갱신형 암보험인 '백세든든 NH암보험'을, 삼성생명은 재진단 암에 대한 보장을 추가한 '삼성생명 암보험 처음부터 끝까지'를 출시했다.
보험사들이 이처럼 새로운 형태의 상품과 서비스를 시도하는 것은 지난해 금융당국이 보험자율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보험사의 예정이율 조정 자율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예정이율 조정으로 보험료 인상이 가능해지면서 다양한 상품을 설계할 수 있게 된 것.
실제 많은 생보사들은 4월부터 적게는 0.25%포인트, 많게는 0.5%포인트까지 인하된 예정이율을 적용한다. 이 경우 보험료가 5~10%가량 오르게 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예정이율 인하로 보험료 인상 효과가 있어 보험사들이 새로운 상품을 다양하게 설계해볼 수 있게 됐다"며 "보험사들은 보통 분기마다 새로운 상품을 내는데,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보험자율화의 영향이 4월 상품부터 조금씩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