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사고, 온라인 발급량 미미해 발급 중지 결정
[뉴스핌=이지현 기자] 신한카드(사장 위성호)가 4월하순 온라인 기프트카드 판매를 중지한다. 우리카드도 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프트카드란 일정 금액이 충전되어 있는 무기명 선불카드로, 타인에게 양도가 가능하다.
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자사 홈페이지에 오는 4월 28일부터 홈페이지에서 기프트카드 판매를 종료한다는 내용을 공지했다.
다만 온라인 발급만 불가할 뿐, 신한은행에서는 기프트카드를 발급할 수 있다.
신한카드는 4월 28일부터 홈페이지에서 기프트카드 판매를 종료한다 <사진=뉴시스> |
신한카드가 온라인 기프트카드 발급 중지를 결정한 것은 기프트카드와 관련한 보안사고가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어서다.
지난 2월 국내 전업 카드사 두 곳에서는 온라인에 저장된 고객들의 기프트카드 정보가 유출 돼 3억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다. 기프트카드는 실물이 없어도 카드번호와 유효기간, CVC번호(카드고유확인번호)만 알면 온라인에서 사용 가능해 보안사고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신한카드 기프트카드는 은행 창구를 통해서도 발급이 가능해, 온라인 발급량이 미미했던 것도 홈페이지 발급 중단에 영향을 줬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거의 대부분의 기프트카드 발급이 은행 영업점 창구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이에 더해 만에 하나 있을 수 있는 보안 사고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온라인 기프트카드 발급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같은 이유로 우리카드도 온라인 기프트카드 발급 중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우리카드처럼 은행 영업점 창구가 있는 하나카드와 KB국민카드는 애초에 은행 영업점 창구를 통해서만 기프트카드를 판매해왔다.
반면 현대나 롯데, 삼성카드 등 비은행 계열 카드사들은 대부분의 기프트카드를 온라인을 통해 발급하고 있어, 이를 중단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각에서는 카드사들이 기프트카드 자체를 폐지하는 것도 고려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마진이 남지 않는다는 게 그 이유다.
최근 국회에서는 소멸시효가 지난 기프트카드 잔액을 기부금으로 전환하는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고, 기프트카드 관련 보안사고 이후 마그네틱 카드 대신 IC칩카드 형태로 발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기프트카드 잔액은 고객이 신청하면 돌려받을 수 있다. 그런데 안 받아간 것 까지 모두 기부해야 하는 것"이라며 "게다가 IC칩카드 형태로 발급할 경우 마진이 남지 않아 기프트카드를 폐지하는 것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기프트카드를 찾는 고객 수요가 있어 이를 없애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주요 카드사들이 기프트카드 서비스를 축소하다 보면 대부분의 카드사들도 이에 따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