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폐된 공간에 갇힌 여성의 탈출본능을 그린 서스펜스 '클로버필드 10번지'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뉴스핌=김세혁 기자] 호러퀸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가 신개념 밀실 스릴러 ‘클로버필드 10번지’로 돌아왔다. 흥행마술사 J.J.에이브럼스가 제작하고 ‘위플래쉬’의 다미엔 차젤레가 각본에 참여한 이 작품은 놀라운 반전과 팽팽한 긴장감으로 105분간 객석을 지배한다.
오는 7일 국내에 선을 보이는 ‘클로버필드 10번지’는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한 뒤 밀실에서 눈을 뜬 미셸(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의 이야기다. 소원해진 남자친구를 버려두고 홀로 차량에 올라 어디론가 향하던 미셸은 엄청난 충격과 함께 도로 위를 수차례 구른다.
영화는 미셸이 눈을 뜬 뒤부터 객석을 짓누르기 시작한다. 의문의 장소에서 그가 가장 먼저 만난 인물 하워드(존 굿맨)는 세상이 이미 외계인에게 침공 당해 지옥으로 변했다고 주장한다. 전직 해군인 하워드는 오래 전부터 외계인의 움직임에 대비해 지하벙커를 마련했다며 미셸을 안심시킨다. 과연 그의 말은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클로버필드 10번지'에는 이런 평온한 일상도 등장한다. 하지만 과연 이 장면에서 관객이 편안함을 느낄 지는 모르겠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간단히 말해 ‘클로버필드 10번지’는 지극히 상식적인 사람이 한순간에 비상식적인 상황에 놓이는 일종의 상황극이다. 방금 전만 해도 운전대를 잡고 도로 위를 달리던 당신이 돌연 지하에 갇혔다고 가정해 보자. 게다가 밖은 방사능에 오염됐다니, 과연 이 말을 순순히 믿을 사람이 어디 있을까.
‘클로버필드 10번지’는 펼쳐진 상황이 죄다 거짓말 같은 미셸과, 모든 현상을 설명하고 이해시키려는 하워드를 통해 팽팽한 긴장을 유지한다. 둘의 중재자 격인 캐릭터가 하나 더 등장하는데, 존 갤러거 주니어가 연기한 에밋이다. 에밋은 영화 속 이야기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조정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그리고 그런 에밋이 어느 순간 심리적 변화를 일으키는 기점에서 영화는 거대한 반전을 궁리한다.
2008년 시작된 ‘클로버필드 프로젝트’의 두 번째 산물인 이 작품은 한정된 장소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로 객석의 탈출본능을 자극한다. 매장 스릴러 '배리드' 만큼 숨을 턱턱 조이는 맛은 덜하지만 존 하워드의 눈빛 하나만으로 긴장감을 조절하는 극적 연출이 참 세련됐다. 또 하나. 반전이 기막히다. 마침내 무언가가 해결됐다고 생각하는 순간, 또 다시 전개되는 절망적 상황이 끝내 객석을 사각의 스크린 속에 가둬버린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