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급 중국 스마트폰 경쟁 애플과 화웨이 OPPO 구도로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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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서양덕 기자] 21일(현지시간) 애플은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본사에서 아이폰SE를 공개하고 24일 예약주문을 시작했다. 아이폰SE 1차 출시국으로는 미국, 중국, 호주, 일본을 포함한 13개 국가가 선정됐다. 이가운데 애플은 특히 중국 시장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SE의 중국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발매 시작 전부터 네트워크 영업허가 신청 등 중국 정부를 상대로 강력한 마켓팅 준비 작업을 펼쳤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애플 아이폰 최다 판매국이 조만간 중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아이폰SE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 판도를 뒤흔들 수 있을지에 대해 중국은 물론 세계 스마트폰 없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애플은 2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본사에서 아이폰 SE를 공개했다. <사진=바이두(百度)> |
◆아이폰SE 출시 배경은
아이폰SE는 구버전인 5S의 외관에 6S의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것으로 이목이 집중되는 제품이다. 최근 1년 내 출시된 제품 대부분은 5인치 이상의 큰 화면을 사용하고 있지만 아이폰SE는 이러한 추세를 역행한 것이다.
애플은 SE모델에 4인치 화면이라는 비교적 작은 외관 디자인을 채택하는 한편 CPU는 6S와 동일한 A9 고성능 칩을 탑재하고 3288위안(약 60만원)으로 가격을 책정했다. 아이폰6S(16GB)보다 2000위안(약 35만원) 저렴하다.
5인치 이상의 큰 화면 스마트폰이 시장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음에도 4인치 화면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 자체 조사 결과 5.5인치 대화면 아이폰 발매 이후에도 전체 아이폰 사용자의 36.67%가 4인치 화면의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다.
아이폰5S 이전까지 생산된 제품들은 한 손으로 작동할 수 있을 정도로 크기가 작아 특히 여성 구매자에게 인기가 높았다. 아이폰SE는 작은 크기 아이폰의 그립감을 중시하면서 향상된 기능을 원하는 수요층을 겨냥해 출시된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은 SE모델에 빠른 정보 처리기능과 1200만 카메라 화소, 애플페이 등의 고급 기능을 넣었다. 이외에 새 외관의 아이폰 생산에 드는 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어 생산효율성이 높다는 점도 애플이 SE모델을 출시한 이유로 거론되고 있다.
<자료=스마트폰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Counterpoint) |
◆아이폰SE 중국 대적상대는 화웨이(华为), 오포(OPPO) 스마트폰뿐?
아이폰SE 모델 가격은 3000위안 선에 책정됐다. 현재 중국에 판매되는 스마트폰은 가격, 사양 별로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가격으로만 봤을 때 아이폰SE을 대적할 만한 중국 국산 스마트폰은 화웨이와 OPPO가 출시하는 제품군이다.
중궈징잉왕(中国经营网)에 따르면 중국 국산 스마트폰 제조사가 내놓는 제품군의 평균 가격이 가장 높은 두 회사가 화웨이와 OPPO였다. 각 회사의 전체 스마트폰 평균가는 231달러와 213달러로 약 20만원 중반선이다. 두 회사를 제외한 국산 스마트폰 제조사의 평균가격은 120달러(약 15만원) 선에 그쳤다.
화웨이의 주력 스마트폰으로는 Mate8(3000~3700위안), P8(2600~3300)이 있다. OPPO는 R9(2800~3300), R7S와 Find7(2500), N3(4000)이 있다.
중국 IT 정보사이트 C114 조사에 따르면 2500위안 이상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소비자는 기기의 디자인, 성능, 소비자군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즉, 사용자군과 소비수준에서 보면 화웨이나 OPPO 스마트폰 사용자는 아이폰SE의 잠재적인 소비자가 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국영통신사 차이나텔레콤이 지난해 가격대별 스마트폰 판매 대수를 조사한 결과 3000위안 이상 스마트폰을 가장 많이 판 중국 제조사는 애플(1278만대)로 삼성(253만대), 화웨이(172만대)가 그 뒤를 이었다. 1000~3000위안 스마트폰 최다 판매 기업은 화웨이(931만대), VIVO(343만대), OPPO(342만대) 순이었다.
◆아이폰SE 출시, 삼성 스마트폰 판매 영향 가능성
23일 세계 휴대전화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2015년 삼성 스마트폰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7.7%로 전년 대비 5.1%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애플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2014년 10.1%에서 1년 사이 14.3%로 늘어났다.
중국전자정보산업발전연구원(CCID)은 1월 삼성 스마트폰의 중국 시장 점유 추세에 대해 분석한 자료를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기준 삼성 스마트폰 중국시장 점유율은 13.7%로 이 수치는 전년 1월 대비 3분의 1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이 아이폰SE를 내놓자 삼성도 비슷한 사양의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는 소문도 업계에 돌고 있다. 텅쉰커지(腾讯科技)는 삼성도 애플의 4인치 스마트폰에 대적할만한 스마트폰 'S7 미니'를 내놓을 것이라는 얘기가 중국 스마트폰 업계에 돌기도 했으나 정확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23일 보도했다.
삼성이 가장 최근 출시한 갤럭시S7 시리즈가 중국에서 호평을 받으며 예약판매 성적 역시 S6을 능가하고 있다. 그러나 OPPO, VIVO, 메이주 등 중국 토종 브랜드의 성장세가 거센 상황에서 애플이 아이폰SE를 발매해 시장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어 점유율 재탈환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중국내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아이폰SE 중국 스마트폰 시장 돌풍 일으킬까
중국정보통신연구원(中国信息通信研究院)은 통계 조사를 통해 지난해 4분기 중국시장에서 5인치 이상 화면 스마트폰 출하량이 75%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올해 1, 2월에는 3000위안 이상 스마트폰 판매점유율이 36.1%였다.
다양한 변수가 있는 가운데 애플은 아이폰SE에 대해 중국 고객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추고 있다. 일각에서는 큰 화면에 적응한 사용자들이 다시 작은 화면으로 돌아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애플은 '기존 4인치 스마트폰 사용자를 겨냥'했기 때문에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중국 스마트폰 업계는 OPPO나 화웨이의 고가 스마트폰도 중국인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어 아이폰SE의 중국 시장 성공 여부는 당분간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뉴스핌 Newspim] 서양덕 기자 (sy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