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쿠르트 한병 크기 100mℓ당 최고 4km 주행…실제 연비 40km/ℓ 넘기도
[뉴스핌=김기락 기자] 토요타 프리우스는 친환경차의 대표로 잘 알려진 하이브리드 자동차다. 지난 1997년 1세대 모델 출시 후 전 세계 누적 350만대가 판매됐다. 이번 4세대 프리우스는 지난해 12월 일본에서 먼저 출시됐고, 올들어 미국과 유럽에 이어 국내 상륙했다.
4세대 프리우스는 차체 설계부터 디자인, 하이브리드 시스템 등 모든 분야에서 진보했다. 이를 통해 한국 공인 연비는 21.9km/ℓ(15인치 타이어 기준)를 확보했다. 실제 주행 후 최고 연비는 공인 연비에 두 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나 의심할 여지없는 연비 경쟁력을 드러냈다.
24일 오전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을 출발해 일산을 다녀오는 100여km 구간에서 4세대 프리우스를 탔다. 적극적인 전기모터 덕에 실제 연비는 공인 연비를 여유 있게 웃돌았다.
하이브리드의 원래 뜻은 ‘잡종’이다. 자동차에서는 엔진에 전기모터를 더했다는 의미로 쓰인다. 내연기관과 전기를 함께 동력원으로 쓰기 때문이다. 4세대 프리우스는 1.8 가솔린 엔진에 전기모터를 탑재했다.
잠실에서 일산으로 갈 때 운전하지 않고 동승했다. 출근 시간을 넘긴 시간이었지만, 곳곳에 정체가 빚어졌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저속 구간에서는 전기만으로 주행이 가능했다. 배터리에 충전된 전기가 소진되면 저절로 엔진이 켜지며 충전한다. 내리막길에서는 바퀴의 회전 에너지를 통해 전기로 바꿔 충전되기도 한다.
이 덕에 계기반에 표시된 연비가 점점 올라갔다. 100km 가는데 5ℓ를 소모한다는 뜻의 5/100km가 금새 4/100km를 가르켰다. 1ℓ에 25km 주행한다는 얘기다. 이 같은 연비는 낮은 배기량의 디젤 자동차가 아니라면 경험하기 어려운 수치다.
한남대교 인근부터 정체가 풀려 속도를 낼 수 있었다. 창문 끝단을 만져보니 이중 접합 유리다. 이중 접합 요리는 엔진 및 바람 소리를 감소하는 데 큰 효과가 있어서 현대차 제네시스 등 고급차에도 적용되고 있다. 다만, 4세대 프리우스는 타이어가 구르는 소음이 상대적으로 선명하게 들렸다.
4세대 프리우스 주행 모습<사진=한국토요타자동차> |
일산에서 운전석에 올라 잠실로 향했다. 시승 구간은 제2자유로를 거쳐 강변북로를 통과하는 코스다.
제 2자유로에 진입하면서 속도를 높이니 안전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기존 프리우스는 세단에 SUV를 더한 느낌이었다면, 4세대 프리우스는 세단으로 봐도 되겠다. 이는 토요타가 단순히 고연비만을 위한 콘셉트를 지향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읽히는 대목이다. 고속주행 성능 및 코너링 성능이 확실히 좋아졌다.
4세대 프리우스는 기존 대비 비틀림 강성을 60% 향상시켰다. 개발 단계부터 저중심 차체를 염두한 만큼, 디자인과 전체적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선했다. 시트 높이는 앞좌석이 55mm, 뒷좌석이 23mm가 낮아졌다.
또 기존 모델에서 트렁크 하단에 자리한 하이브리드 배터리는 뒷좌석 밑으로 이동했다. 이에 따라 트렁크 공간이 502ℓ에서 558ℓ로 커졌다. 배터리 위치가 낮아져 뒷좌석의 안정감도 더 높아진 것 같다.
시속 50~80km로 정숙 주행 시 연비는 30km/ℓ 정도다. 속도 및 주행 조건에 따라 다소 차이가 날 순 있으나 누구나 일상 주행에서 25~30km/ℓ를 어렵지 않게 낼 수 있겠다.
이날 내본 최고 연비는 38.4km/ℓ로, 4세대 프리우스의 실제 연비가 공인 연비 보다 월등히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행사 참가자 중 상당수가 40km/ℓ를 넘기기도 했다. 야쿠르트 한병에 해당하는 100mℓ 기름으로 4km 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 셈이다.
4세대 프리우스 판매 가격은 표준형 3260만원, 3890만원이다. 정부 보조금을 받으면 표준형 기준 2900만원대 후반에 구입 가능하다. 연간 주행 거리가 많고, 정숙성을 중시하는 소비자에게 적합해 보인다.
다만, 마치 우주에서 온 듯한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4세대 프리우스는 지난 22일 출시 후 이틀 동안 200대 계약됐다. 올해 판매 목표는 2000대다. 국내 시장을 포함해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와 치열한 경쟁을 앞두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