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민 회장 돌연 사태, 후임자 찾기 난항..대형사 사장들 러브콜에 “관심 없어”
[뉴스핌=이동훈 기자] 대형 건설사들의 모임인 한국주택협회가 회장 선출에 난항을 겪고 있다. 박창민 회장이 돌연 사퇴해 후임자 물색에 나섰지만 적임자를 찾지 못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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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국주택협회는 박 회장이 이달 정기총회를 앞두고 급작스레 사임을 통보해 후임자 물색에 들어갔다.
하지만 회장직 제안에 회원사 사장들은 손사래를 치고 있다.
한국주택협회 관계자는 “이달 임기가 끝나는 박 회장이 지난 1월 이사회까진 1년 더 회장직을 유지키로 했다가 지난 24일 정기총회를 앞두고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키로 해 후임자를 급히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협회 부회장 및 회원사 사장을 대상으로 회장직을 제안했으나 아직 긍정적인 대답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협회는 내달 19일 예정인 이사회 개최때까지 회장 공개모집할 계획이다. 이후 임시 주주총회에서 신임 회장을 결정한다. 공모라곤 하지만 실제론 회장직을 제안하고 '박수 추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회장 자리를 놓고 경쟁할 만큼 후보군이 많지 않아서다.
신임 회장으로는 한국주택협회 소속 건설사 부회장들이 유력한 후보로 꼽히지만 모두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부회장은 태기전 한신공영 사장(수석), 경재용 동문건설 회장, 차천수 진흥기업 사장, 유인상 한국주택협회 부회장 등 4명이다.
이에 따라 주택협회는 이사진으로 후보군을 확대하고 있다.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 조기행 SK건설 사장 등 19명이 이사에 올라있다.
회장 선임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협회 입장에선 시공능력 상위 건설사의 사장을 회장으로 모시길 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쉽지 않다. 상위 건설사들은 대부분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어 국내 주택시장 제도 개선 및 주택공급 확대에 관심이 크지 않다.
비상근 근무이지만 협회 업무에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 상위 건설사 CEO(최고경영자)들은 대부분 전문경영인이다. 그룹 총수의 눈치도 살펴야하는 만큼 '과외'일을 꺼리는 것. 장기적인 실적보단 2~3년 임기 안에 성과를 내야 자신이 속한 기업에서 연임이 가능해서다. 건설사 전체의 목소리를 대변할 여력이 많지 않은 것이다.
게다가 정부 정책의 제도 개선 및 규제 완화 등에 대해 선봉에 나서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협회의 주장이 관철되지 않으면 그 책임은 상당부분 회장 몫으로 돌아간다.
실제 한국주택협회는 지난 2004년 이방주 당시 현대산업개발 사장이 5대 협회장으로 취임한 후 총 6명 가운데 4명이 현대산업개발 한 곳에서만 배출됐다. 이방주 사장 이후 현대산업개발 CEO는 모두 주택협회 회장을 겸임한 셈이다.
대형 건설사 한 임원은 “한국주택협회 회장직이 명예로운 자리이긴 하지만 대형 건설사들이 주력하는 곳이 해외시장이다 보니 CEO들의 관심이 덜한 건 사실”이라며 “소속 기업의 배려도 필요한 만큼 오너 기업 회장이나 장기간 CEO로 근무한 사장이 신임 회장에 오를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