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요금 연체기록, 통신사 고객등급 등 정보 활용해 신용평가
[뉴스핌=이지현 기자] 금융사가 통신사와 손잡고 고객 발굴에 나선다. 단순히 카드사가 통신사와 제휴를 맺고 매월 납부하는 통신요금을 할인해주던 협업보다 진일보한 행태다.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드사·은행 등은 통신사와의 제휴를 통해 대출 상품을 개발 중이다. 대출 고객의 신용을 평가할 때 통신사가 가지고 있는 통신 정보를 활용한다는 것.
통신정보(통신요금 납부 기록 및 통신사의 고객 등급 등 비금융 정보)를 활용하면 신용정보가 부족해 신용평가 자체가 어려웠던 고객을 새롭게 발굴하고,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 같은 협업 사례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캐피탈은 SK텔레콤과 제휴를 맺고, 통신정보를 활용해 신용평가 및 자동차 금융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기존에 신용정보 축적에 필요한 최소 기한을 충족하지 못한 고객들은 신용등급이 산정되지 않아 금융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했었다.
현대캐피탈은 이러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통신료 연체 유무나, 통신사 고객 등급 등을 참고해 신용평가를 새롭게 하고, 대출 여부를 결정한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실제로는 우량고객이지만 거래 내역이 많지 않아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했던 고객들이 줄어들 것"이라며 오는 6월 중으로 통신정보를 반영한 신용평가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한카드도 같은 원리로 SK텔레콤과 제휴를 통해 4월 중금리대출 서비스를 시작한다.
카드론 서비스 이용시 신용정보가 충분치 않아 고금리로 대출을 받아야 하거나, 대출 자체가 불가했던 고객들을 대상으로 통신정보를 반영해 낮은 금리에 대출을 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이 SKT와 제휴해 예금금리와 통신 데이터를 함께 주는 콜라보레이션(협업) 상품을 내놨다.<사진=신한은행> |
KB국민은행도 최근 SK텔레콤과 업무협약을 맺고 통신·금융정보 빅데이터를 활용한 대출 상품 개발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이미 지난달 말 SK텔레콤과 제휴를 맺었다. 신한은행의 주거래 통장을 통해 통신비를 자동이체 하면 현금자동인출기 등의 수수료를 면제해 주고, 고객에게 휴대폰 데이터를 추가 제공하는 식으로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금융회사들이 새로운 고객을 발굴하는 데 통신사 정보를 활용하는 것은 통신정보의 신뢰도 때문이다. 매월 납부해야 하는 통신요금은 고객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데 있어 중요한 참조지표가 된다는 것.
신한카드 관계자는 "매월 납부하는 통신비지만, 1년으로 모아 보면 100만원이 넘는 금액"이라며 "따라서 이를 연체 하는지, 안하는지의 문제는 신용평가에 있어 참조할 만한 데이터"라고 말했다.
이어 "통신정보를 활용한 새로운 신용평가 시스템을 개발하게 되면 고객 입장에서도 더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시범운영 후 시장 상황에 따라 신용정보가 있는 고객들을 대상으로도 통신정보를 활용해 중금리 대출을 하는 등 사업을 확장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