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쿠전자·쿠첸, 작년 4분기 어닝쇼크…부진한 중국시장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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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연순 기자] 오는 25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밥솥시장의 라이벌인 쿠쿠전자와 쿠첸의 오너 2세들이 주목받고 있다. 주인공은 쿠쿠그룹 구자신 회장의 장남인 구본학(1969년생) 쿠쿠전자 대표이사와 부방그룹 이동건 회장의 장남인 이대희(1971년생) 쿠첸 대표이사다.
구 대표와 이 대표는 각각 만 47세과 45세의 비슷한 연령대로 밥솥시장에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들 2세로의 경영권 승계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최근 실적 부진이 맞물려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라 있다.
(사진 왼쪽부터) 구본학 쿠쿠전자 대표이사, 이대희 쿠첸 대표이사 |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쿠전자와 쿠첸은 최근 어닝쇼크에 해당하는 부진한 4분기 성적표를 내놓으며 시장 기대를 벗어났다.
쿠쿠전자는 별도 실적 공시 없이 주주총회 소집공고를 통해 4분기 실적과 지난해 연간 실적을 발표했다. 쿠쿠전자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1772억원으로 전년 대비 16.2%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81억원으로 전년대비 10.2% 감소했다.
증권사들이 4분기 영업이익을 250억~280억원 수준으로 전망한 것과 비교할 때,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이다. 쿠쿠전자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중국법인 수익성이 하락하고 마케팅 비용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쿠쿠전자가 지난 2003년 설립한 중국현지법인 청도복고전자유한회사(지분율 100%)의 지난해 당기손익은 8억9900만원으로 2014년 27억원 대비 급감했다. 또 말레이시아 소재 렌탈 및 상품판매법인인 CUCKOO INTERNATIONAL Sdn Bhd(지분율 58.82%)는 적자를 기록했다.
이상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쿠쿠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28.1% 밑도는 수치"라며 "말레이시아 사업부문의 마케팅 비용과 렌털 부문 신제품 광고 비용이 늘어난 탓"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말레이시아 사업의 안정화와 렌털 제품 상품 확장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전망치 대비 각각 20.8%, 23.9% 낮춘다"고 덧붙였다.
지난 17일 제출한 쿠쿠전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렌탈사업의 손상차손(시장 가치의 급락등으로 유형 자산의 미래 경제적 가치가 장부가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을 때 이를 재무제표상 손실로 반영하는것)은 지난 2014년 4억원 수준에서 지난해에는 20억원 수준으로 확대됐다. 쿠쿠전자측은 "회사는 렌탈사업 부문에 사용되고 있는 운용리스 자산 중 회수 가능액이 없다고 판단한 렌탈자산 등에 대해 손상차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쿠첸 역시 주주총회소집공고를 통해 지난해 4분기 실적과 함께 8월1일부터 연말까지 실적을 공개했다.
공시한 재무제표 상 쿠첸은 4분기 매출액 648억원, 영업이익 8억원, 당기순이익 2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영업이익률은 1.2%에 그친다. 8~12월 실적은 매출액 1058억원, 영업이익 22억원, 당기순이익 14억원을 기록했다. 쿠첸은 지난해 8월 리홈쿠첸 리빙사업부문에서 인적분할했다. 인적분할 후 이대희 대표의 첫 성적표로선 매우 부진한 실적이다. 중국 현지법인인 항주복방전기유한공사는 청산 예정이다.
쿠첸은 지난달 초 중국 최대 가전기업 메이디(MIDEA)와 합자회사를 설립계약을 체결하고 중국 밥솥 시장을 본격 공략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쿠첸은 합자회사를 통해 중국 밥솥 시장 진출 확대에 교두보를 구축, 2018년까지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당시 이대희 대표는 "메이디사와의 협업을 통해 중국 내 안정적인 유통망 확보는 물론, 글로벌 메이커로서의 입지를 강화해 매출 확대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쿠쿠전자와 쿠첸은 포화상태에 이른 밥솥시장 대안으로 중국시장 진출 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중국시장에서 전자·유통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 향후 실적개선도 불투명한 상황.
구본학 대표와 이대희 대표 역시 사활을 걸고 있는 중국시장에서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경영능력에 대한 의문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